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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 산자와 죽은자의 슬픈 이중주



아내의 암투병과 죽음을 곁에서 지켜보며 겪은 시련, 삶과 죽음에 대한 고뇌와 번민 등을 서정적 언어로 표현한 시집이 나왔다.

 

진안우체국에서 근무하고 있는 임우성씨(46)가 펴낸 ‘그대 없는 이 땅에 남아’(도서출판 천지현황). 불치병과 사투하는 아내를 지켜봐야 하는 남편의 애틋함과 남아있는 가족간의 사랑을 진솔하게 담아낸 임씨의 처녀 시집이다.

 

시집을 펴내는 것을 염두에 두지 않았던 임씨는 지난달 24일 1년상에 맞춰 그간 써왔던 시들을 엮어 아내를 추모하기 위해 시집을 펴냈다.

 

서울 등지의 병원에 입원했던 부인 박순임씨 곁에 함께 있지 못함을 항상 미안해 했던 임씨는 진안에서 세 자녀를 키우며 직장생활하는 일상을 편지에 담아 부인에게 전해주기 위해 시작한 글들이 대부분.

 

연작으로 엮여있는 아내에 대한 병상시 19편은 아내를 간병해야 하는 사람의 고통과 시련을 담고 있다.

 

혀가 굳어 ‘가낭게오(사랑해요)’라고 말하는 아내의 처절함에 ‘미안하다’는 말만 거듭하는 ‘고백’에는 아내에게 용서를 구하는 임씨의 마음과 아내에 대한 사랑이 절절하게 녹아있다.

 

임씨에게 시를 가르쳤던 이운룡 교수(중부대)는 평설에서 “비극적 상황과 절대 절명의 슬픈 감정을 진솔하게 고백하고 독백하고 기도하는 서사적 성격의 단시를 모아 엮은 시집”이라고 평했다.

 

임씨는 93년 문학세계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했으며 현재 한국문협 진안지부 부지부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임용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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