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는 전라도 풍경과 그속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 1백50호 대작 등 35점을 선보인다.
한 화폭에 구상과 반구상을 아우른 표현방법이 이채롭다. 김제평야의 너른 들판과 병풍처럼 두른 산, 그리고 들판 한가운데 서 있는 정자나무와 마을…. 작가가 평소 눈여봤던 전라도의 풍경을 조합해 재구성한 작품들인 셈이다.
장승을 화폭에 담거나 고층아파트 아래 자리한 초라한 집 등 소외된 이웃들의 삶을 밝은 색채로 표현했던 이전의 전시회와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제 그림을 보고 ‘사람 생활과 동떨어진 것 같다’‘온화하다’는 등 주변의 평이 부담스러웠어요. 다음 작업을 어떻게 해야할 지 오랜시간 갈등하기도 했죠”
그래서 작가는 고민끝에 자신이 전주와 정읍을 20년간 출퇴근하며 자주 보아왔던 풍경을 한 화폭안에 모으고 재구성해 ‘사실과 추상이 공존하는 세계’를 만들었다.
작가의 작품에는 두가지 소재, 나무와 새가 등장한다. 나무는 ‘생활공동체의 구심점’역할을 했던 마을의 정자나무가 무분별한 개발로 사라지고 있는 점이 안타까워 화폭에 옮겼다는 것이 작가의 설명.
작가의 화폭에서 살아 숨쉬는 새는 다름아닌 인간이다.
“화개장터에 2∼3년에 한번 몰려드는 텃새떼를 보고 군중을 연상했어요. 마침 그때가 IMF가 시작된 97년이어서 어려움을 극복하려는 인간 의지를 새로 형상화했죠”
작품 ‘새-사랑찾기’에 나오는 까마귀 한마리는 실직후 객지에 나가 가족을 생각하는 가장에 다름아니다.
작가는 전주전에 이어 다음달 11일부터 17일까지 정읍사예술회관에서도 전시회를 갖는다. 이 정읍전에는 학산여중 미술교사로 재직중인 작가의 학생들에 대한 교육적 배려가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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