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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에서 단편영화 쏟아진다

 

 



‘영화인프라가 척박하기 그지없다’‘전주는 영화에 관한한 소비도시에 머물고 있다’

 

국제영화제를 두번이나 치르면서도 전주는 아직도 ‘영화도시’로 자리매김하기에는 갈길이 멀다. 이는 ‘전통과 보수’로 대변되는 전주에서 영화와 관련된 인프라가 과연 정착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에서 비롯됐다.

 

그러나 전주에서 작지만 알찬 단편영화들이 소리없이, 그리고 끊임없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그동안의 우려가 기우였음을 인정해야 한다.

 

전주에서 단편영화들이 꾸준히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은 국제영화제를 치르면서 영화인프라가 조금씩 늘고 있고, 디지털캠코더의 보급이 늘면서 누구나 영화를 찍을 수 있다는 인식이 자리를 잡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

 

특히 도내 대학에 연극영화과가 잇따라 설립되고, 전주국제영화제와 맞물려 전북단편영화협회가 만들어지면서 영화제작 인력들이 늘고 있다.

 

이와함께 디지털의 보급은 영화제작의 문턱을 낮추는 데 상당한 디지털영화의 경우 카메라와 부대장비까지 합쳐서 2백∼3백만원이면 촬영장비를 장만할 수 있는데다 연출자 혼자서 촬영, 조명, 음향의 제작과정을 해나갈 수 있기 때문.

 

영화 ‘대부’로 유명한 프랜시스 코폴라감독이 ‘영화의 전문성이 파괴되고 누구나 영화를 만들수 있게 될 때, 그래서 영화에서도 꼬마 모차르트가 등장해 아버지의 캠코더로 아름다운 영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 때, 영화는 진정한 예술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예견처럼 누구나 영화를 만드는 시대로 도래한 셈이다.

 

올들어 도내지역에서 만들어졌거나 제작중인 단편영화는 대략 30여편. 한편당 제작비가 4백만원을 넘는 영화도 있지만 수십만원을 들인 영화도 있다. 장르도 뮤직비디오부터 느와르까지 다양하다.

 

아무래도 단편영화 제작은 대학의 연극영화과 학생들이 주도하고 있다. 우석대 연극영화과의 경우 올상반기 제작을 완료한 3편의 디지털작품을 서울청소년영화제와 레스페스트영화제 등에 출품한다. ‘블랙 앤 화이트’(연출 장시민), ‘바보같은 더한 만두’(연출 최영민), ‘인형’(연출 노미나) 등이 그 것. 이 가운데 ‘인형’은 실제 윤락가 배경으로 윤락녀들의 지난한 삶을 화면에 담아 눈길을 끌고 있다.

 

전주대 영상학부에서는 올들어 ‘아웃사이더’(연출 김성권)‘개구리반찬’(연출 진영기)‘윤회’(연출 황동훈·백정민) 등 5편을 제작했다.

 

전북단편영화협회 회원들도 영화제작에 활발하다. 매달 한편씩의 영화를 만들고 있는 협회내 동아리인 ‘시네마팩토리’의 경우 지난달에는 가요 ‘세월이 가면’을 소재로 한 뮤직비디오와 레스페스트영화제 출품을 기다리고 있는 ‘거리’(연출 노윤)를 만들었다.

 

전주시민영화제 프로그래머인 김정석씨는 단편영화 제작비로는 만만치 않은 4백만원을 들여 ‘권력의 전복’을 주제삼아 영화촬영을 마쳤다. 김씨는 영화가 완성되면 국내외 단편영화제에 문을 두드릴 예정.

 

전북단편영화협회는 지난해 마련된 디지털워크숍출신 아마추어 영화동호인들이 주축이 돼 지난해 12월 창립, 올해초 전주시민영화제를 여는 등 도내지역의 영화인프라 확산이 적지않은 기여를 하고 있다.

 

무엇보다 전북대 영상산업단이 제작하고 있는 16㎜ 순수 토종 지역영화 ‘길은 또다른 길로 이어진다’가 촬영을 마치고 다음달 18일 시사회를 가질 예정이어서 눈길을 끌고 있다. 도내에서 지역사람들로 16㎜ 필름영화를 제작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 전북대 조화림교수(불문과)가 시나리오를 쓴 이 작품은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후반작업이 한창이다.

 

그러나 도내지역의 영화제작 현실은 이제 갓 걸음마를 뗀 만큼 갈길이 멀다. 열악한 장비는 차치하고라도 아마추어동호인들이 영화제작을 너무 쉽게 생각하고 있다는 점이 걸림돌로 꼽힌다.

 

우석대 김영혜교수는 “영화는 시나리오부터 촬영, 조명, 음향 등이 어우러지는 종합예술인데도 상당수의 동호인들이 ‘그냥 찍으면 된다’는 식으로 영화제작에 접근하고 있다”면서 “영화인프라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순수한 열정과 함께 제대로 된 교육과정이 서둘러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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