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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2001전주세계소리축제

 

 



다음달 13일부터 21일까지 9일동안 한국소리문화의 전당을 비롯한 전주 일원을 수놓게 될 ‘2001전주세계소리축제’는 약 90개에 이르는 공식프로그램을 포함해 2백50개의 크고작은 행사가 펼쳐지는 만큼 안팎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하고 있다.

 

전주세계소리축제를 준비하는 사람들은 과연 누구일까.

 

소리축제의 전반적인 운영을 결정하는 중심체인 소리축제 조직위는 ‘하드웨어’와 ‘콘텐츠’의 이원체제로 꾸려지고 있다. 조직위의 정비가 지난 2월에서야 가시화되는 등 준비기간이 촉박한 것이 사실이지만 직원들의 발빠른 준비로 하루가 다르게 소리축제의 큰틀을 다져가고 있다.

 

조직위는 천이두위원장(71)을 정점으로 박성일사무총장(46)과 강준혁예술총감독(53)이 실무를 진두지휘한다.

 

원광대 국문과교수와 전북문화저널 발행인을 역임한 천이두위원장은 조직위관계자들의 ‘삼고초려’를 받아들여 지난 4월부터 위원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지역문화계의 원로이기도 한 천위원장은 한국문학작가들의 예술세계 밑그림을 그리는데 천착해온 선비이기도 하다.

 

소리축제의 재정 및 행정지원은 박성일사무총장이 전담하고 있다. 행정고시출신으로 지난 80년 공직에 입문한 박총장은 전북도기획관과 정읍부시장을 거쳐 지난해 10월 지방부이사관으로 승진했다. 치밀한 업무처리능력과 특유의 화합력을 인정받아 올해초 사무총장으로 발탁, 지난해 예비대회 실패로 만신창이가 된 소리축제를 수습하는 데 헌신한 숨은 일꾼. 또 전북도에서 파견된 김백수관리부장과 김광휘행사지원부장, 민간전문가인 정상권홍보부장 등이 박총장을 도와 축제의 ‘그릇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그러나 사무국장이 현재까지도 공석이어서 원활한 행사준비에 차질을 빚는게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전주세계소리축제의 그릇에 담을 ‘콘텐츠’를 빚어내는 예술총감독은 강준혁씨(52)가 맡고 있다. 서울대 미학과를 졸업한 강감독은 국내에서도 손꼽히는 문화기획전문가이자 예술경영인.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집행위원장을 비롯해 98아비뇽페스티벌 한국주간 예술감독, 98서울국제연극제 집행위원장, 98서울국제연극제 축제위원장 등을 역임했고 현재 춘천인형극제 조직위원장과 추계예대 예술경영대학원장을 맡고 있다. 폭넓은 인맥을 구축, 국내 문화공연계에서도 ‘인적(人的)인프라의 중심’으로 불린다. 또 공옥진의 병신춤, 이매방의 승무, 김덕수의 사물놀이 등 실력있는 예술가들을 발굴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박총장을 비롯한 사무국직원이 대부분 전북도파견자를 비롯한 지역출신으로 구성됐다면 소리축제 운영의 핵심을 맡고 있는 기획국은 ‘강준혁감독사단’으로 구성된 것이 특징.

 

강감독의 친동생인 강준택기획국장(51)을 비롯해 정연일공연기획부장(31)과 이상호행사운영부장(37) 등 핵심실무자들은 물론 김은주국내공연과장(38), 김수연해외공연과장(26), 김관호부대공연과장(32), 김찬두부대행사과장(30), 최정원무대기술과장(28), 오승한마케팅과장(28) 등도 강감독과 오랜동안 친분을 쌓으며 숱한 축제를 치러냈다.

 

강국장은 서울대 음악과를 졸업하고 세종문화회관 공연기획관으로 근무했었다. 정부장과 이부장은 각각 춘천인형극제 사무국장과 부천영화제무대감독을 역임했다.

 

또 조직위는 상임위원회를 두고 행사의 전반적인 방향성과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전북예총회장인 김남곤위원장을 비롯해 김홍기도의원, 박성일사무총장, 강준혁감독, 안숙선명창, 김광순교수(전주대) 등이 상임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역문화계인사들로 구성된 연구위원회는 지역의 의견을 반영하는 싱크탱크역할을 맡고 있다. 차형균위원장(전주대문화예술연구소)과 임이조(남원시립국악단장), 임승택(전북대예술문화연구소장), 곽병창(도립국악원 공연기획실장), 신정일(전북문화개혁회의), 박병도(전북연극협회장), 최동현(전주대사습놀이보존회), 심인택(우석대교수), 문윤걸(전북대강사), 김화숙(원광대교수), 채현경(울산대 민속음악학장), 조장남(호남오페라단), 이장호(영화감독) 등이 포진해있다.

 

이와함께 조직위는 행사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비상근직원인 인턴 30여명을 사무국과 획국에 배치하고 있다. 또 소리축제 첨병이자 행사의 최전선에 나설 자원봉사자 4백여명(통역 15·프레스센터 5·본부요원 10·공연안내 30·차량출입관리 40·미아분실물센터 5·관람객안내 35·전산 5·의료요원 5·통신시설 보조 5·환경미화 25·의전수행 15·수송관리 20·티켓팅보조 5·무대설치보조 25·음향설치보조 25·조명설치보조 25·특수효과보조 25·출연진관리 25·행사진행보조 25·예비요원 30 등)이 공연장 곳곳에 배치된다.

 

한편 소리축제 조직위의 체제가 이원화된데다 컨텐츠를 빚는 스탭들이 한식구들로 이뤄진 탓에 지역 문화관계자들로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게 사실.

 

소리축제가 일회성이 아닌, 국내외를 대표하는 축제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소리축제만의 전담인력과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절실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같은 이원화는 지역문화계에 순기능보다는 역기능만 낳는다는 것.

 

지역의 한 문화관계자는 “타지역의 전문팀이 축제를 맡게되면 일사불란한 팀웍으로 행사를 무난하게 치를 수는 있겠지만 축제의 성장은 기대할 수 없다”면서 “지역문화계와의 연계가 전제되지 않는다면 일회성 행사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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