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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소리축제] 나이도 종교도 잊는 '소리의 향연'

'제의와 영혼의 소리'

 

축제 성공열쇠는 흥겨움에 있다. 관람객들이 프로그램에 푹 빠져들어 축제와 어우러진다면 금상첨화다. 하지만 2001전주세계소리축제에는 즐거움보다는 경건함을, 왁작지껄함보다는 엄숙함 속에서 시나브로 빠져드는 음악도 있다.

 

음악이 인간의 삶과 문화에서 가지는 근본적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제의와 영혼의 소리’. 관람객 자신이 믿는 종교뿐 아니라 다른 종단을 대표하는 제의적 음악을 경청할 수 있는 자리. 특히 향교 대성전이나 산사, 성당 등 각 종교의 고유공간에서 펼쳐져 운치를 더한다.

 

조선조 왕의 제사때 연주하는 종묘제례악과 문묘제례악이 전주향교 대성전(10월 14일)에 열리고 범패 스님들이 펼치는 불교음악 ‘영산작법’이 금산사(15일)에서 마련된다. 미국그룹 플랜테이션 싱어즈는 전주 바울교회(18일)에서 가스펠 전통음악을 선보이며 독일 뮌헨비아노바 합창단은 전동성당(19일)에서 유럽 전통미사곡을 들려준다.

 

19일과 20일 덕진공원에서는 노래와 연극적 요소가 강한 무속음악 ‘여수상모살굿’과 원형이 가장 잘 보존된 ‘진도 씻김굿’이 공연된다.

 

한국정가단은 19일 오후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연지홀에서 정가의 정수와 우리 선조의 유장미를 선보인다. 정가는 가곡과 가사, 시조를 통칭하는 말로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느린 호흡의 노래로 세계무대에서 격찬을 받고 있다.

 

일본의 원전연주단체 ‘콜레기움 무지쿰 텔레만’은 바로크음악을 연주하는 정통방식인 고악기에 의한 원전연주를 선보인다. 16일 오후 연지홀에서 열리는 이 공연은 서울 이외의 지역에서 최초로 소개되는 바로크 원전연주회라는 점이 이채롭다.

 

/임용묵기자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건지산을 바라보며 전주시 덕진구 덕진동 1가 산1의1 일대 부지 3만1백87평에 자리잡은 한국소리문화의 전당은 2001전주세계소리축제의 메인행사장.

 

최근 개관 및 준공식과 함께 개관기념행사를 가진 이 곳은 굳이 ‘국내 최고수준의 초대형 문화예술시설을 지향했다’는 관계자들의 설명을 빌리지 않아도 규모나 시설면에서 보는 이를 압도하고도 모자람이 없다. 시설규모로는 한국문화계의 메카로 자리잡은 예술의 전당과 견줄만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

 

지난 98년 1월 착공해 44개월여만에 완공된 소리문화의 전당은 총사업비 1천94억원(국비 1백65억원 포함)을 들여 건축면적 4천43평, 연면적 1만1천45평, 지하 1층·지상 3층(3동)의 매머드급규모로 지어졌다.

 

극장동에는 대극장인 2천1백63석의 모악당(5천1백29평)과 7백34석의 연지홀(2천5백13평)이, 2백22석 규모(1천1백45평)의 명인홀 등이 들어서있다.

 

7천명을 수용할 수 있는 야외공연장과 2천70평 규모의 국제회의장 및 전시장, 중앙광장(9백36평), 야외공연 놀이마당(9만1천3백34평) 등도 빼놓을 수 없다.

 

모악당은 오페라 뮤지컬 무용 등의 공연이 가능한 공연전문홀로, 3백여명이 동시에 출연할 수 있는 초대형 무대가 설치돼 있다. 연지홀은 음악회 연극 강연회 국악공연 등이 올려지는 다목적홀로 공연생산자와 소비자가 맞닿아있는 가장 대중적인 공간.

 

도립국악원 예술단이 상주하게 될 국악당에는 단체·개인연습실 18곳을 설치하고, 최신식 분장실을 갖추는 등 예술인들을 위한 세심한 배려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중앙공연문화재단은 연 30억6천9백만원의 위탁관리비로 지난 7월부터 소리전당의 운영을 맡고 있다.

 

/정진우기자

 

어린이 소리축제 '소리야 놀자'

 

축제가 어른만 참여하고 즐기는 전유물은 아닐 터. 2001전주세계소리축제에는 어른들은 낄 수 없는(?) 독특한 프로그램이 열린다. 미래 문화계를 짊어질 고사리손들을 위한 ‘어린이 소리축제’. 놀이와 연계한 체험 위주 프로그램을 기획, 어린이들이 소리와 친해질 수 있는 자리다.

 

‘소리야 놀자’를 주제로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국제회의장과 명인홀, 야외공간(소리놀이터) 등에서 3개 공연과 10여개의 체험마당이 펼쳐진다.

 

가장 주목할만한 프로그램은 ‘번개오페라’. 하나의 작품을 재빨리 완성한다는 의미로 열린공간에서 창의적 발상을 지향하는 예술체험 테마. 어린이들이 스토리창작부터 배우수업, 음악·음향만들기 등을 하룻동안 배우고 직접 오페라단을 구성, 무대에서 공연을 갖는다.

 

벨기에의 전문팀(3명)이 함께 한다. 매일 80명씩 10월 14일부터 17일까지 열린다. 이에 앞서 교사들을 위한 번개오페라 워크숍(9일∼12일 오후 3시∼10시)를 갖는다.

 

열린공간인 소리놀이터에서는 모래조각동산, 바바라 멜로아 인형극, 찰흙공방, 저글링 공연, 거리의 악사, 페이스페인팅, 카플라 쌓기, 퍼즐 등이 다양하게 열린다.(14∼20일 매일 오전 10시∼오후 5시)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만나는 ‘소리탐험세계’는 명인홀 연습홀에서 열린다. 나도탭댄서와 악기체험전시, 파도소리, 꼬마음향방 등 소리의 음원과 원리를 이해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마련된다.(14∼20일)

 

/임용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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