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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칼럼] 역마와 고속도로

서해안 고속도로가 드디어 개통 되었다. 만감이 교차된다. 한양천리 가는데는 눈썹도 무겁다고 했다던가, 교통이 발달되지 않았던 20세기 초엽까지 우리네 선조들의 나들이 푸념이 귀에 쟁 쟁한 듯하다. 

조선시대에도 8도에 6대로가 있었다. 가장 중요시 된 것은 西路, 즉 대 중국 사신로였다. 그 중에 전라도의 이정은 제 5로 로서 서울에서 출발하여 충청·전라도를 통과, 해로로 제주도에 이르는 서울∼제주도였다. 

주요 통과지는 수원, 공주, 여산, 삼례, 태인, 정읍, 영암, 해남을 지나 선편으로 제주에 이르렀다. 후에 전라도의 또 한 대로는 삼례에서 갈라져 전주, 남원, 순천을 거쳐 좌수영까지 이르는 노선으로 발전되었다. 삼례가 전라 우도와 좌도로 갈라지는 분기점으로 중요한 지점이었다. 

도로는 경복궁 앞의 도로원표를 기점으로 10리마다 소 휴게소, 30 리마다 대 휴게소를 만들되 휴게소에는 반드시 장승을 세워 사방으로 통하는 길의 거리와 지명을 기록하였다. 그곳에는 그늘을 만들기 위한 느티나무 등을 심게 하였다. 오늘날 농촌에 있는 큰 고목들은 휴게소 자리에 심었던 것이거나 아니면 마을 앞에 심어진 것들이다. 

각 도로는 대, 중, 소로 나뉘어 역마를 운영하고 역원(驛院)을 설치하였다. 역마제도를 최초로 창시한 사람은 징기스칸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 나라도 고려시대 부터 이 제도를 도입하였고 조선시대에도 계승하였다. 역마는 왕명이나 공문서 전달, 관물과 물자, 공무를 띤 관리와 민간 여행자들의 왕래에 이용되었다. 

역마를 사용하는데는 마패라는 증표가 있어야 했고 관등품격에 따라 말의 마리 수에 차등을 두었다. 또 공문서나 서신 전달 통신기관으로 파발을 운영 하였다. 기발과 보발이 있었다. 기발은 기마로 전송하는 것이고 보발은 보행으로 전송하는 방법이었다. 

각 역에는 원이 변설 되어 있었다. 역이 관용이었다면 원은 일반 여객의 숙식 장소였다. 그래서 역원이라 불렀다. 

전라도의 가장 큰 역은 삼례역으로 역 관리가 596명, 노비가 242명, 심부름꾼 31명 말 15필 마방이 200 여개, 부속 역 12개소 였고 역 구내 면적이 7천평이었으니 그 규모가 대단히 컸음을 알 수 있다. 

전국적으로는 44개 노선, 535개 역에 배치된 마필의 수가 5,380 필로 한 역에 평균 10마리가 배치되어 있었다. 조선시대의 역원은 정보가 교환되었고 인정과 문화가 교류된 곳이었다. 

이 역원제도는 임진왜란 이후 점차 문란해지기 시작하였다. 국가가 운영하는 역은 피폐되어 갔지만 도로 요지에 민간 여행자를 위한 점막(店幕)이 많이 생겼는데 주막이라 부르게 되었고 여행객과 애환을 같이 한 곳이다. 지금도 전주의 안덕원, 추전원 등이 바로 그곳이다. 

조선시대의 6대로는 북방의 침략을 방지하기 위하여 노면도 고르지 않았고 노폭 1∼2 미터의 오솔길에 불과하였다. 그러나 일본이 대륙침략의 일환으로 건설한 철도와 신작로의 기본노선이 되었다. 또한 당시의 역원은 역사적으로 중 소 도읍으로 성장하였으며 오늘에 와서는 고속도로로 발전되었다. 

도로는 예나 지금이나 교류와 정보의 네트웍이다. 주고받는데는 손익이 포함된다. 그간 호남의 철도와 고속도로는 서울 교류에 크게 이바지하였으나 인구 유출에 역작용을 하였다. 

서해안 고속도로의 개통은 지역발전에 도움이 크겠으나 돈과 사람 등, 유출의 가속화가 예상된다. 새로운 변화와 신 정보화의 대처에 발상의 전환이 있어야 한다.

 

 

/ 장명수 (우석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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