晴空一鶴排雲上, 便引詩情到碧宵.
청공일학배운상, 편인시정도벽소.
맑게 갠 하늘/ 한 마리 학이 구름을 밀치고 날아가면서/ 나의 시심(詩心)을 일깨워/ 하늘 끝까지 이르게 하였네./
당나라 때의 시인인 劉禹錫의 〈秋詞-가을노래〉라는 시의 끝 두 구절이다. 사춘기 시절엔 시인이 아니었던 사람이 어디 있었으랴.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시를 잊고 산다.
무심히 앉아 가는 버스나 기차의 차창에 비친 아늑한 어느 마을, 단풍이 물든 어느 산골의 풍경 앞에서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시심(詩心)이 일렁이고 뭐라고 한 마디쯤은 하고 싶었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내 차로 거리를 달리면서부터는 아름다운 풍경을 만날 때마다 땅을 한 300평쯤 사서 별장하나 지었으면 좋겠다꽩?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 때부터 풍경은 더 이상 아름답게 보이지를 않고 가슴에 일던 시심은 식은 듯이 사라져 버린 것 같다.
시심을 되살릴 일이다. 가슴에 시심이 자리하고 있으면 300평 땅을 사지 않아도 온 산하가 모두 내 것이 된다. 내가 맘껏 보고 즐기는 산하! 그 산하가 도망칠 리도 없고 누가 떼어갈 리도 없다.
晴:개일 청 鶴:학 학 排:밀어낼 배 便:곧 편 到:이를 도 碧:푸를 벽 宵:하늘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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