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과 동진강이 백제 최후의 결전장인가?’
백제가 나당연합군과 세차례에 걸쳐 수륙공방전을 펼쳤던 역사의 무대, 주류성(周留城)과 백강(白江)이 부안과 동진강이었다는 전영래 박사(한서고대학연구소장)의 30여년에 걸친 끊임없는 주장이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전박사는 9일 전주 코아리베라호텔에서 열린 ‘주류성·성미산성에 관한 국제학술토론회’에서 군사지리학적 측면에서 살펴볼 때 부안과 동진강이 주류성(周留城)과 백강(白江)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전박사는 “660년 소정방의 왕도 공격시 기벌포(伎伐浦)와 663년의 주류성 공격시 백강이 각각 동진강 입구에 있는 개화(皆火)현과 흔양매(欣良買)현에 대응된다”며 “현장답사를 통해 주류성을 중심으로 한 동진반도 연안 방책지가 둘려 있다는 고고학적 유적도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전박사는 이어 “일본서기의 백제유민 망명 코오스상의 모궁(牟弓)·궁예(弓禮)의 지명을 해독한 결과, 삼국사기의 미동부리(未冬夫里·남평)·동로(冬老·조양)과 같다”며 “일정과 도리를 계산함으로써 주류성의 위치가 고부∼부안선 이상 북으로 올라 갈 수 없다”고 제시했다.
전박사는 또 주류성의 위치를 ‘홍성설’이나 ‘연기설’로 주장하는 것은 지정학적 합리성을 무시한 채 지명에만 의존, 사료복원을 더 어렵게 만든다고 반박했다.
전박사는 이어 임실 관촌면의 성미산성(城嵋山城)이 삼국사기에 나타난 각산성(角山城)일 가능성이 높다고 제기했다. 전 박사는 각산성은 신라로부터의 공격에 대비하기 위해 쌓았다는 기록이 삼국사기 백제본기에 나타나고 있는 점과 지정학적으로 백제왕도에서 남원, 함양지방에 이르는 중간지점이란 점을 그 이유로 들었다.
이 성이 고부에서 거창을 연결하는 이른바 갈령도 선상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도 이 같은 사실을 뒷받침해주고 있다고 전 박사는 강조했다.
심정보 교수(대전산업대)도 ‘백제 주류성의 연구현황과 문제점’을 주제로 발표하면서 역사자료에 기반해 주류성 위치 비정문제를 풀어야 한다며 전박사의 연구성과를 인정했다.
성미산성복원추진위원회(회장 양영두)와 한서고대학연구소가 주최한 이날 학술대회에는 다나카 도시아키 교수(일본 滋賀縣立大)와 차용걸교수(충북대)를 비롯해 서광휘교수(중국 龍谷大), 니시다니 다다시교수(일본 큐슈대), 소철교수(중국 금성대)가 백제의 역사 및 고고학적 논문을 발표했다. 이날 유종근도지사를 비롯해 허영근도의회의장, 작촌 조병희 선생, 진기풍씨, 이철규 임실군수, 윤대작KBS전주방송총국장과 향토사학자 등 2백여명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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