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 비슷한 내용의 덕담과 그림, 대량으로 인쇄돼 잉크냄새가 물씬한 연하장에 대신 마음과 정성이 가득 배어있는 연하장은 없을까.
서계서예전북비엔날레 특별전의 하나인 ‘연하장 서예전’을 둘러보면 만족할 만한 해답을 찾는다. 이곳에 가면 서예가가 만든 다양한 형태의 연하장이 그윽한 묵향을 풍기며 관람객들을 맞는다.
연하장 서예전은 생활속에 숨쉬는 서예, 서예의 실용성을 일반인들에게 선보이는 자리. 서예가 예술에만 머무르지 않고 실생활속으로 얼마든지 다가갈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는 것은 물론 서예의 응용범위가 얼마든지 확대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강복영 김연익 김영기 박태후 백영일 안종중 양택동 인영선 임재우 조수현 진영근 황석봉 등 76명의 작가들이 참여해 서예술이 가미된 다양한 형식과 내용의 연하장을 출품했다.
김화래의 ‘봄의 소리’, 류재학의 ‘2002년 새해 새뜻’, 맹관영의 ‘청포도’, 이지연의 ‘새로 솟는 해’등 생동감있는 작품들이 눈길을 붙잡고 있다.
서예가 이완우씨는 이번 연하장 서예전이 전통을 살리지도 못하고 시대변화에도 부응하지 못한 천편일률적 연하장 문화를 개선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고 말한다.
형식과 내용면에서 전통에 기반을 두면서도 현대적 미감(美感)을 살린 연하장을 서예예술로 새롭게 발현하는데 이번 특별전의 기획의도가 있다는 것.
이씨는 또 “이 시대의 연하장 문화가 이번 특별전의 기획의도대로 꽃피운다면 이는 전통문화의 계승과 새로운 시대문화의 창출에 다가서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연하의 의미를 전달하는 가장 적극적인 미술분야가 문자를 매개로 한 서예인 만큼 연하장 문화에 대한 서예인의 역할이 긴요하다”고 강조했다.
/ 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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