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무대·음향시설을 갖춘 공연장도 아닌 천년 고찰과 성당, 향교 등이 2001전주세계소리축제를 찾는 관람객들을 부른다.
종교음악의 진수를 들려주는 ‘제의와 영혼의 소리’가 열리는 금산사와 전동성당, 전주향교가 그 무대다.
좌석이 질서정연하게 배치된 답답한 공연장에서 벗어나 고풍스러우면서 고즈넉하고 옛 선비의 기품을 그대로 간직한 공간에서 평소 접할 수 없었던 종교음악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기회다. 각 종교음악을 태생시킨 어머니의 품같은 공간과 그 음악이 다시 만나는 셈이다.
특히 김제 금산사는 국보로, 전주 향교와 전동성당은 사적으로 지정돼 있어 공연장 자체가 역사성과 문화적 가치를 간직하고 있어 공연외에도 주변을 둘러보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관광코스다.
종교인들은 물론 일반인, 예술인들에게도 주목을 끄는 무대로 인간의 삶에 담긴 근본적 의의와 순수음악을 체험할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다.
독일 뮌헨 비아노바 합창단이 엮어내는 ‘人聲의 하모니’가 장중하게 울려퍼질 곳은 전동성당. 19일 저녁 합창단이 들려주는 유럽 전통미사곡에 흠뻑 젖을 이 성당은 1914년 한국 최초의 순교자가 된 윤치충과 권상연을 기리기 위해 그들이 피를 흘린 전주 남문밖 형장자리인 순교터에 세워졌다.
이처럼 아픈 역사의 상흔보다는 비잔틴풍에 로마네스크 양식이 가미된 아름다운 건물 모습이 먼저 눈에 들어오는 전동성당은 ‘약속’등 숱한 영화의 촬영장소로 각광받았다.
20일 오후 1시 불교음악과 산사의 여유로움이 하나가 되는 김제 금산사는 1천4백년을 넘긴 호남 제일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사찰. 백제 법왕때 창건돼 신라 혜공왕 2년 진표율사가 금당에 미륵장육상을 모시고 중창한 미륵신앙의 근본도량으로 이름나 있다.
불교의식의 장엄함과 절제된 아름다움을 체험할 수 있는 ‘영산작법’은 물론 보물로 지정된 대적광전 등 다양한 불교문화유산을 함께 만날 수 있다.
20일까지 남도의 풍류가 열리는 전주향교는 옛 정취를 고스란히 간직해온 전북 유생들의 본산. 깊어가는 가을과 함께 노랗게 물들고 있는 은행나무가 지키고 있는 대성전에는 유장미가 흐른다. 고려시대 창건됐다고 전해지는 이곳은 사적 제379호로 공자 등 중국과 우리나라 성현들의 위패를 모시고 있다.
18일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의 찰스톤지역 흑인 아카펠라 여성합창단 ‘플랜테이션 싱어즈’가 들려주는 흑인영가로 울려 퍼질 전주바울교회는 여느 연주회장 못지 않은 웅장한 콘서트홀 형태의 본당이 특징이며 19일과 20일 진도씻김굿과 여수상문살굿이 펼쳐질 덕진공원도 최근 설치한 음악분수대와 야외극장으로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도심속 공원으로 유명하다.
장소 행사명 일시 내용
전동성당/ 가톨릭음악/ 19일 19:30
뮌헨비아노바합창단
유럽정통미사곡 10곡 합창
금산사/ 불교음악-영산작법/ 20일 13:00
도무형문화재 영산작법보존회가
석가의 법회 영산회상 재현
전주향교/ 남도의 풍류/ 20일까지
전주의 맛과 소리가 어우러지는 자리
매일 15:00 이일주 오정숙 등 명창 명인 출연
바울교회/ 흑인영가/ 18일 19:30
미국 플렌테이션 싱어즈
흑인영성 찬송가 10곡 열창
덕진공원/ 여수상문살굿/ 19일 14:30
세습무녀 박경자 등 30명 공연
진도씻김굿/ 20일 14:30
인간문화재 박병천과 이수자들
/ 임용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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