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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동현 교수의 국악신인무대를 보고

 

 



신인이 무엇인가. 어떤 분야에서 이제 막 활동을 시작하는 사람을 신인이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신인다운 신인이 되기 위해서는 기성인과는 다른 점을 갖고 있어야만 한다. 그래야 신인이니 기성인이니 하는 구분이 의미가 있게 된다.

 

기성인이나 똑같은데 단지 기량이 다소 모자란다거나, 활동을 시작한 기간이 짧기 때문이라면 구태여 기성과 신인을 구분할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다.

 

판소리에서 신인다운 신인 출현으로 가장 극적이었던 것은 임방울의 등장이었을 것이다. 임방울은 상경해서 명창대회에 참여했다가 대번에 인기 소리꾼으로 부상했다.

 

그래서 등장한 지 며칠만에 방송 출연을 하고, 두 달만에 레코드 회사와 계약을 맺고 음반 취입을 하러 일본으로 간다는 기사가 신문에 난다. 음반이 발매되기까지는 채 6개월이 걸리지 않았다. 그리고 죽을 때까지 최고의 인기 소리꾼으로서 살았다.

 

이번 국악신인무대에서 임방울과 같은 신인의 등장을 바랐던 것은 물론 아니지만, 그래도 섭섭한 마음을 금할 수는 없었다.

 

판소리는 오랜 연륜 속에서 익어가는 예술이기 때문이라고 위로를 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전혀 소득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이번에 소개된 신인들은 미래의 명창으로 기대해도 좋을 만한 사람들이었다.

 

그 중에서도 둘째날 심청가를 부른 최영인(원광대 국악과)의 기량이 두드러졌다. 저음 고음을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는 좋은 성대, 감정을 잘 살리는 창법으로 다듬어진 목소리는 장래를 기대해도 좋을 만하였다.

 

그러나 역시 대부분은 고음 처리나 감정 표현에서 미숙함을 드러내었다. 소리를 내지르는 데 급급하다면 좋은 소리꾼이라고 할 수 없다. 그러나 역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신인 아니면 보여줄 수 없는 것이어서 신선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에 비하면 청중들의 반응은 다소 미흡하였다. 중심 프로그램이 끝나면 많은 청중들이 자리를 떠 국악신인무대는 썰렁하기만 했다. 우리가 정말로 소리를 사랑한다면, 다소 부족하더라도 애정을 가지고 들어주는 아량은 보여주어야 하지 않을까.

 

기획자들의 세심한 배려도 아쉬웠다. 국악신인무대를 축제광장의 중심 프로그램 뒤에 배치한 것은 공연의 일반적인 관습에 어긋나는 것이다.

 

게다가 축제 광장 중심 프로그램이 끝나고 국악신인무대가 시작하려면 한참을 기다려야 할 때가 많은데, 그렇게 기다렸다가 볼 수 있는 국악신인무대는 겨우 30분 짜리 공연이다. 소리문화의 전당 모악당의 공연 시간과 겹치는 것도 문제다.

 

 소리축제의 하일라이트가 모악당 공연에 집중되어 있는데, 국악신인무대를 보려면 모악당 공연을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기획자들의 세심한 배려가 있었다면 대부분 피해 갈 수 있는 것이었기 때문에 더욱 안타까왔다.

 

그러나 역시 축제는 우리가 만들어가는 것이다.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남아 신인들의 열창을 들으며 추임새를 보내는 청중들이야말로 진정한 축제의 주인공이다. 그런 청중들에게서 받는 감동 또한 소리에서 받는 감동 못지 않다.

 

                                                            /최동현 (군산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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