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백개에 이르는 행사가 큰일없이 마무리돼 기쁘게 생각합니다. 특히 공연이 원만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묵묵히 행사진행을 맡은 스탭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습니다”
아흐레동안 전주를 소리로 감싸게 했던 전주세계소리축제의 종착역에 선 강준혁예술총감독은 “축제광장과 데일리퍼레이드 등 축제를 띄우기 위한 프로그램들을 많이 준비했지만 축제분위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아 고심했다”면서 “축제 중반을 넘어서면서 축제의 틀이 어느 정도 갖춰져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축제에 앞서 ‘소리환경’을 화두(話頭)로 던진 축제전문가, 강총감독은 “소리축제에서 소리문화의 원형과 그 다양성을 아우르는 작업이 어느 정도 밑그림을 그려냈다”면서 “앞으로 소리축제가 내실있는 축제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10년앞을 내다보는 장기적인 안목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축제에 대해 “내용면에서는 이번 축제를 통해 축제가 내실을 다질 수 있는 여러가지 주춧돌들을 마련했다고 자부한다”면서 “전주향교와 전주시청앞 축제광장 같은 새로운 공연장을 만들어냈고, ‘축제 속의 축제’라고 말할 수 있는 어린이축제를 통해 고사리손들이 내일의 축제주인공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도민들과 한국소리문화의 전당의 심리적 거리감을 좁힌 것도 기대이상의 성과”라며 “어린이소리축제에 대해서는 유관기관과 협조해 행사규모를 더욱 확대하고 상설화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고 싶다”고 말했다.
“축제는 외지인과 소통하는 구조의 연장선상”이라는 강총감독은 “지역의 문화만을 보듬고 살겠다는 시대는 이미 지난 만큼 지역민들이 이번 축제를 통해 새로운 문화에 대한 열린 마음을 키워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다”며 소리축제를 통해 보여주고자 했던 정체성을 설명했다.
“전주와 전북은 어느 지역과 견주어도 문화적 자긍심이 높습니다. 그러나 문화가 발전하기 위한 전제조건은 수준높은 자긍심을 앞세워 새로운 문화를 받아들이고 포용하려는 미덕이 있느냐는 점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축제에서 공연의 절반이 우리의 전통소리로 차지했는데 앞으로도 계속 우리 소리를 절대적으로 유지한다는 것이 과연 옳은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입니다”
그는 축제가 마무리될 때까지 ‘서울사람들’‘서울팀’이라는 편견이 지워지지 않은 점을 의식한 듯 “일회성이 아닌 연속성을 가진 소리축제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서로를 이해하는 열린 마음과 신뢰구축이 중요하다”면서 “안에서부터 흥겨움이 퍼져야 외지인들도 귀가 솔깃해지는 법”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축제는 조직위가 사무국과 기획국으로 이원화된 탓에 많은 문제점을 낳았다고 말하는 그는 “소리축제가 내실있는 행사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전략이 중요하다”면서 “‘전주세계소리축제가 10년뒤 어떤 모습으로 자리잡을 것인가’라는 안목을 앞세워 내년 행사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진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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