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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 마감평] 김광복 전남대 교수

 

 



소리와 전주와 세계와 축제의 첫 만남이 일주일여의 여정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전라북도에서 소리를 주제로한 대규모 축제가 치러 졌다는 것은 전라도에서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또 하나의 낭만과 추억을 간직하게 할 멋진 계기가 되었다. 소리축제는 전북도민에게 보다 다양한 볼거리와 예향 전북인으로서의 소속감을 느끼기에 충분한 역할을 다하였고 문화의 도시로 전주가 다시금 인식되는 훌륭한 성과를 거두었다.

 

그러나 중요한 문제점들이 노출된 것도 사실이다.

 

전주세계소리축제는 전주라는 지역성이 살아나야 하며 세계인이 공유할수 있는 문화적 동기를 부여함과 동시에 소리라는 예술적 전문성을 담보하여야 하고 또한 전북도민에게는 축제의 흥겨움이 녹아나야만한다. 그러나 축제기간 어느 프로그램에도 그 모든 것을 아우를 수 있는 매개체는 별로 눈에 띄지 않았다.

 

전북문화라는 훌륭한 인적자원을 십분 활용하지도 못하였고 외국의 관광객을 끌어드릴 홍보나 프로그램의 부족이 심각하게 노출되었으며, 소리의 특성을 이용한 완창발표회 하나도 마련되지 못하였다. 전체적인 공연 내용은 다양한 것 같지만 전체적으로 조화가 되지 않는 유기적 결합이 부족했고, 나열식 프로그램은 관객들의 혼란을 가중시켰다.

 

무엇보다도 가장 아쉬운 부분은 전주 세계 소리 축제라는 이름에 걸맞게 전 세계 각 대륙을 대표할 민족음악 연주팀들을 보다 다양하게 초청해 전 세계 음악전공자나 매니아들을 흡수할 장치가 없었다는 것이다.

 

소리축제가 경쟁력있는 축제로 살아 남으려면 전주의 소리라는 훌륭한 인적 문화 인프라를 통해 한국의 각 지역 소리들이 하나로 모이는 계기가 되고 그와 아울러 전 세계의 민족음악들이 한 자리에 모여 각 민족의 삶 속에서 이어져온 음악적 특색을 국내외 관람객들에게 보여주었어야 했다. 아프리카에서 초청된 공연팀과 국내 연주자들이 한 무대에 서서 소리의 화음을 공유할 기회마저 없었던 것은 더욱 아쉬웠다.

 

43억이라는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여 하루 평균 4억여원의 비용을 사용한 축제의 자금력이 전주 시민들에게는 축제의 흥겨움으로 다가서지 못하고 그들만의 축제로 단절감을 느끼게 했다. 몇몇 공연의 유료화도 좀더 깊은 고민을 가지고 시도했어야 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축제의 문화적 성과물이 지역에 환원될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지금부터 다시 기울여야한다는 것이다.

 

축제는 1회용 홍보의 수단이 아닌 명실상부한 문화 예술의 질적 발전을 위한 계기가 되어야 하며 그것은 철저한 기획과 완벽한 지원을 통해 각종 공연의 상설화가 이루어졌을때 준비할수 있다.

 

문화의 저변확대는 단기적 물량위주의 문화공세로 절대 이루어질수 없다.

 

광주 비엔날레와 같이 몇백억을 투자하여 외국의 유명 작가들의 그림을 유치하여 행사기간중 엄청난 문화적 혜택을 누리게 하였던 성과물이 비엔날레가 끝난후에는 오히려 광주 시민들에게는 문화적 공허함만을 남게한 실패를 반복해서는 안된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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