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소리들이 함께 모인 자리.
어린 유치원생에서부터 오랜만에 나들이 나온 할아버지, 할머니들까지 서로가 원하는 소리를 찾아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었다.
다수가 참가한 자유 참가자들의 몇몇 공연을 제외하고는 전체 기획 프로그램 중에서 전형적인 클래식 공연은 너무 작은 비중으로 이루어져있어서 섭섭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성악파트에서의 공연은 전혀 배려가 없었고, 실내악이나 협주 무대도 찾아 볼 수 없었다.
그러나 나름대로 과거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시대적인 변천사를 느낄 수 다양함으로 소리 축제의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자리였다.
원전연주단체인 일본의 '콜레기움 무지쿰 텔레만의 무대는 전주 시민들에게 처음으로 선 보인 옛 바로크 시대의 재현으로서 신선하고 흥미로운 소리들을 재현해주었으며, 사이사이에 지휘자의 해설로 궁금했던 옛 악기들의 비밀을 알 수 있게 된 관객들. 이제 우리 고장에서도 원전 연주의 무대가 더 이상 소외되지 않으리란 생각이 들었다.
그와는 대조적인 윤이상 스페셜 무대. 가장 현대적인 난해한 불협화음의 연속으로 이루어져 있었지만 당일 관객의 수는 예상보다 훨씬 많은 참여가 있었고, 노동은교수의 구수한 해설로 작품 속에 드리워진 우리의 소리를 찾아갈 수 있어서 참 다행스러웠다.
한층 높아진 기량으로 좋은 연주를 들려준 전주 시향은 바로크, 고전, 근대, 현대의 음악들로 풍성한 자리를 만들어 주었고, 모처럼 나들이한 서울 시향 역시 한국의 여러 전통 악기와 관현악이 함께 하는 음악들로 동,서양 화합의 장을 만들어주어 퓨전 스타일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 주었다.
고색 창연한 전동 성당에서 열린 독일 뮌헨 비아노바 합창단의 연주는 모처럼 만날 수 있는 종교음악의 진수로서 서양 음악사와 함께 변화되는 미사곡들을 한자리에서 듣는 커다란 기쁨을 선사해 주었다.
고전적인 클래식만을 사랑하는 팬들에게는 아쉬움이 있었겠지만, 소리 축제인 만큼 다양한 소리를 만날 수 있는 의미 있는 자리로서 시민들의 음악의식에 새로운 장을 열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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