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전주세계소리축제가 21일 폐막공연을 끝으로 아흐레동안의 소리여행을 마쳤다. ‘국내최대 규모의 음악축제’를 지향했던 이번 축제는 그러나 기대만큼이나 아쉬움이 컸다.
이번 소리축제의 문제점은 무엇이었는지, 소리축제가 전북을 대표하는 관광자원으로 자리잡기 위해 남은 과제는 무엇인지를 진단해본다.
2001전주세계소리축제는 우리 소리를 널리 알리고, 지난달 개관한 한국소리문화의 전당이 지역민들에게 보다 가깝게 다가서는 전북의 핵심적 문화예술공간으로 자리잡도록 하는데 기폭제가 됐다.
조직위는 이번 축제기간 외국인 관람객 3천9백10명을 포함해 53만2천여명이 다녀갔다고 잠정집계했다. 축제의 유료관객수는 약 2만명, 소리전당 3개 공연장의 유료관객은 1만9천1백84명, 소리전당을 찾은 방문객수는 35만2천여명이었다.
관객들이 가장 많이 찾은 프로그램은 11만4천여명이 다녀간 어린이소리축제였고, 입장권 판매수입은 약 1억4천만원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가 ‘소리를 앞세운 특화된 축제’라는 이름을 알리고 전북을 대표하는 축제로 첫걸음을 뗐다는 점에서는 일단 긍정적인 평가를 얻었다.
특히 국립창극단의 창극 흥보가가 펼쳐진 전북대삼성문화회관과 우리소리의 맥박이 열린 소리전당 명인홀 등은 각각 98.9%와 94.9%의 객석점유율을 보이는 등 우리 음악에 대한 높은 인기를 그대로 반영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정작 축제분위기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전체적인 운영면에서 낙제점에 가까운 수준이라는 비난도 피할 수 없었다. 일부에서는 이런 문제들이 조직위의 구성과 운영 체제가 비효율적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티켓관리와 운영시스템이 정상가동되지 못했고, 간판은 많이 내걸었지만 정작 소리축제만의 분위기를 살려내는데는 미흡했다는 것이 전반적인 평가였다.
조직위가 차별화된 축제로 내세웠던 ‘아트마켓’이 간판이 무색할 정도로 변변한 모양새조차 갖추지 못했던 점은 기획력의 수준을 가늠케하는 단적인 예라할 수 있다.
소리축제 홍보의 첨병이자 관객들과 맞닿아있는 자원봉사자들은 제 역량을 발휘하지 못해 축제의 부실을 가중시키기도 했다.
행사장에서 우왕좌왕하는 모습은 스탭들이라고 해서 다르지 않았다. 상당수의 스탭들은 자신들의 업무영역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지도 못한 채 자리지키기에만 급급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
또 축제가 열리는 동안 입장권은 매진됐으나 객석은 차지 않는 기현상이 속출하기도 했다.
이같은 운영상의 불협화음은 이번 축제의 진행이 사무국과 기획국의 이원화체제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반적인 시각이다. 이지역 사람들이 오랫동안 고민하며 모색해낸 축제콘텐츠는 외지에서 수혈해 구성한 기획국에 의해 상당부분이 변질되고 퇴색했다는 비난의 소리도 높았다.
당초 기대했던 지역문화에의 파급효과도 이루어지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또 축제홍보에 대한 업무협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효율성을 이어내지 못했다.
결국 이같은 이원화체제는 화이트힐에서의 스윙앤그루브공연때 출연자가 바뀌는 사기극을 빚게했고, 플랜테이션싱어즈의 지각공연 등을 초래하는 부작용을 낳았다.
사정이 이러다보니 관객에 대한 배려도 크게 부족할 수밖에 없었다.
축제 초반, 행사 진행자조차 배치되지 않았던 점이나 조직위가 발행한 각종 홍보책자가 홍수를 이루었으면서도 내용이 부실해 관객들이 공연내용을 이해하는 데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한 것도 그 한 예다.
‘세계축제’를 표방했으면서도 외국인관광객에 대한 배려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대부분의 공연장에서는 영어책자나 홍보전단이 비치되지 않았고, 형식적인 셔틀버스 운행도 소리축제 진행의 발목을 잡았다.
운영상의 부실이 축제의 중반을 넘길수록 어느정도 해소됐지만 축제분위기를 띄우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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