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의 명물이었던 거목 곰솔이 타 죽어가고 있다. 노 거수의 죽엄을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 그지없다. 누군가가 독물을 주입하여 고의로 고사목 시켰다는 판정이 있었으나 범인은 잡히지 않고 있다. 예로부터 거목은 당산목, 신목, 명목, 정자목 등으로 불러왔고 이 나무를 베거나 죽게한 사람은 동티 나서 죽는다고 알려져 왔다.
전주의 어떤 고서의 기록에 의하면 일제하 1920년대에 시내에 육백년 된 은행나무가 하수도개설에 장애가 되어 치우기로 했던 모양이다. 동원된 한국 인부들이 무서워하며 나무를 베려하지 않으니까 화가 난 일인 몇이 달려들어 톱으로 쓸어 넘어트렸던 것 같다. 그 후 얼마 있지 아니하여 나무 벴던 일인들이 하나 둘 씩 시름 시름 아프다가 다 죽었고 어떤 한 사람은 급사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예로부터 큰 나무는 영기가 서리고 신으로 숭앙해야 하는 것으로 여겨져왔다. 그것은 나무를 보호하려는 인간의 의지였다.
그럼에도 우리나라는 딴 나라에 비하여 생존한 거목이 별로 없다. 있다 하더라도 산중에는 없고 동리밖이나 마을 주변에 있을 뿐이다. 전쟁과 사회적 혼란 속에서 나무를 벌목하다 보니 산에 거목은 없어지고 벌거숭이가 되었으나 식목 30년 만에 녹화는 되었으나 나무는 어린 형편이다.
수종은 좋지 않아도 산림녹화에 성공한 20세기 유수한 나라 중에 하나가 되었다. 그에 따라 도시내의 공원과 가로수도 푸르러졌다. 나무가 많을수록 여름의 온난화를 방지할 수 있고 겨울의 칼바람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온난화 방지를 위해 건물의 단열제 사용은 물론이고 외부의 벽면, 옥상 녹화와 가로수와 식수대 등의 조성이 시급한 형편이다.
실제로 도시의 대대적 녹화로 온난화 방지에 성공을 거둔 곳이 대구로 알려져 있다. 매년 여름이면 전국 최고의 온도로 악명을 날리던 대구가 녹화로 온난화를 방지한 것이다. 이제는 반대로 전주가 전국적으로 더운 도시로 부상한 것이다.
도시의 팽창으로 녹지의 감소와 콩크리트 건물의 증가는 뜨거운 전주가 된 것이다. 시당국이 600만 그루 나무심기를 위시로 수림대를 만들고 녹화를 하고 있다. 그럼에도 가로수는 묘목을 심고 있는 듯 어린나무를 식재하고 있다.
전주에 나무를 심어야 할 긴요한 이유가 또 있다. 전주는 동, 남, 서 세 곳은 산으로 둘러쌓여 있으나 북향이 터져 북쪽을 진압하라고 진북사가 있다. 전주가 북풍이 심해 화재가 흔했다. 1767년의 화재는 관아 100여동 민가 2,350호를 태운 대화가 있었고 그후도 화재 비극은 여러번 있었다.
또한 북쪽이 터져 있어 좁은목, 숲정이, 초록바위의 세곳은 바람통으로 추운 전주를 만든 것이다. 이 바람을 막기 위하여 진북사에서 금암동까지 인공으로 숲을 만들었으니 그곳이 숲정이 이고 바람을 차단한 것이다.
전주에 나무를 심고 거목을 보호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름에는 온난화를, 겨울에는 북풍을 방지하기 위해서임이 역사 전통적으로 명시해 준 일이었다.
전주에 거목이 비교적 많은 곳이 경기전이다. 그 거목 중에는 가지가 약해졌거나 마르는 가지들도 있다. 수목의(樹木 )의 치료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또한 드라마 용의 눈물을 촬영한 곳이라는 패말도 필요하지만 나무설명 패말이 앞서야 할 일이다.
선진국 도시일수록 거목의 숲과 아름드리 가로수가 많다. 우리도 거목을 이식하고 가로수도 될 수 있으면 큰 나무를 심어서 도시를 울창하게 조성해야 함이 바래진다. 곰솔의 죽엄이 가슴을 저리게 한다.
/ 장명수 (우석대 총장)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