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인 어려움속에서 창작활동을 해야 하는 문화예술단체나 예술인들이 기대하는 ‘가뭄에 단비’는 바로 문예진흥기금이다. 지역문화의 꽃을 피우는데 필요한 밑거름인 셈이다.
그러나 문예진흥기금은 나눠주기식 지원과 전문성이 결여된 심의과정, 고려되지 않은 사후평가 등 기금운용의 문제점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수년간 지속돼온 전북도의 ‘소액다건주의’운영방식은 그 단적인 예다.
한국문예진흥원은 내년부터 문예진흥기금 지원방식을 장르·단위사업에서 목표지향적인 성과관리 체제로 개편할 계획이지만 전북도는 내년에도 공연과 미술 등 10개 장르별로 골고루 나눠주는 방식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문예진흥기금의 운영의 효율성은 새로운 과제로 부각되어 있다.
도의 문예진흥기금 운영이 안고 안고 있는 문제점과 대안을 두차례에 걸쳐 살펴본다.
-어떤 돈이 지원되나
전북도 문예진흥기금은 지난해부터 위탁받은 문예진흥원의 기금과 자체 조성한 기금 두가지지만 모두 하나로 합해 일괄신청, 지원하고 있다.
전북도가 올해 지원한 문예진흥기금은 2백45건에 6억7천3백만원. 이는 지난 84년부터 조성된 도 문예진흥기금(11월 현재 98억원)에서 나온 이자 수입과 문예진흥원에서 위탁한 기금 2억4천만원을 합한 금액이다.
도는 지역문화예술발전 토대 구축 및 문화예술인의 창작활동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내년말까지 2백억원의 기금을 조성, 재단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도와 일선 시군이 기금출연에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하고 있는데다 초저금리시대에 이자수익마저 기대할 수 없어 재단 설립 및 효율적 운영은 불투명하다.
-나눠주기식 지원방법
도의 기금운영 방식은 ‘문화예술단체에 대한 폭넓은 지원’을 전제로 하고 있다. 비록 액수가 적더라도 문화예술단체에 고르게 분배, 균형있는 성장을 꾀해야 한다는 논리.
도담당자는 “해마다 4백여개 단체가 기금을 신청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문화예술인들의 창작의욕을 돋우고 저변을 확대하는데는 소액다건 지원이 적합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문화예술인들의 생각은 다르다. 여기도 지원했고 저기도 지원했다는 식의 면피용 행정에 지나지 않는 다는 것. 지원건수만 늘려 결국 누구에게도 도움이 안되는 푼돈으로 전락하게 만들었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다시 말하자면 지원을 받은 단체보다 지원을 받지 못한 단체들이 제기할 불만의 화살을 ‘소액다건주의’로 피해가기 위한 얄팍한 전략이나 다름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전략이 실질적으로 지역문화예술 활성화에 얼마나 역할을 할 수 있느냐는 문제는 뒷전에 있는 셈이다. 실제로 ‘소액다건주의’의 비효율성은 여러부문에서 증명된다.
특히 장르별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전체적으로 지원금을 책정해 단순한 논리로 배분하는 것에 대한 불만은 더욱 높다. 무대예술의 경우는 창작품과 기존작품 사이의 차별성도 고려되지 않고 있는 실정.
예술인들은 창작품이나 재탕 삼탕 작품이나 지원되는 금액이 차이가 없다면 굳이 예술인들이 편하게 기금을 지원받는 방법을 모색할 필요가 없지 않겠느냐는 입장이다. 자연히 창작의 질 저하와 단체의 자생력도 상실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예술인들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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