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오후 2시 전주대에서 열린 대동사학회 창립기념 학술대회는 지역사와 지역문화의 연구 작업의 한계와 발전방향을 다각도로 점검하고 모색한 의미있는 자리였다.
이날 공주대 이해준교수는 ‘지역문화 어떻게 연구할 것인가’를 주제로 한 발표를 통해 그동안 연구자들이 이론과 탁상뿐인 ‘순박한’연구에만 치중, 지역문화 연구의 중요한 역할과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지역민들의 무관심을 가져오게하는 요인이 되었다고 제기해 주목을 모았다.
특히 이교수는 지역문화가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원론적인 연구보다는 지역문화 자료들이 지닌 상품적 가치와 의미, 그리고 활용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며 연구자들이 지역민과 호흡하는 지역문화연구를 위해서는 정체성 교육과 홍보, 자료의 정보화, 문화관광 자원 활용, 경제활성화 전략 등 실질적인 활동에 연구자들이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서는 ‘철저한 자료 정리’가 우선적으로 해결해야할 과제라고 제안한 이교수는 지역문화의 특성을 올바르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중앙중심적 평가를 극복하고 지역마다 전해지는 다양하고 많은 자료들을 선입관 없이 충분히 정리하고 연구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또 연구의 기초가 되고 지표가 되는 데이터를 마련하는데 여러 분야가 유기적인 협조체제를 구축, 불확실하고 부족한 자료가 부실한 연구성과를 양산하거나 그 같은 낭비가 반복되는 악순화의 고리를 차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동사학회는 지난 4월 역사를 연구하는 이지역의 전공자들이 중심이 되어 발족한 학술단체. 서울 중심의 역사 발전과 역사 연구 방법을 탈피하여 지방사적인 입장에서 역사를 연구하는 것을 목표목표로 활동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날 주제 발표한 연구자들은 다양한 제안을 통해 지역사와 지역문화 연구의 활성화와 그 중요성을 강조했다.
△조유전 국립문화재연구소장
유물과 유적에 의해 드러나는 과거의 문화를 연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역민이 창출해 가는 현재의 지역문화를 연구하는 것도 소중하다. 문화를 지역에 국한해 연구한다면 ‘현재’이뤄지고 있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모든 학문이 그렇지만 지역문화연구도 편견을 버려야한다. 지역문화에 대한 편견과 벽을 허물고 전체와 융화·교류할 때 비로소 지역문화의 본류와 현재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이해준 공주대교수
지역문화의 특수한 조건과 배경, 지역성을 구분해내고 설명하기 위해서는 지리와 생태 자원, 환경, 역사, 문화, 정치, 경제, 예술 등 제분야가 함께 연구하는 공동보조가 중요하다. 같은 현실조건과 지역범위라는 연구 대상의 공유를 통해 학제적 연계가 이뤄져 여러 분야가 서로 다른 입장에서 같은 지역의 자료를 수집·분석·평가하는 공동 토론장이 활성화되어야 한다.
지역사, 혹은 지역문화는 단순하게 지역자료를 대상으로 하는 연구가 아니라 지역민을 주체로 하는 문화사, 종합사, 생활사여야 한다.
따라서 지역사 연구는 지역의 역사상, 혹은 지역적 특성을 종합적으로 설명하려는 노력으로서, 무엇보다 ‘그 시대에, 그 지역에서, 그들만이 만들어 낼 수 있었던 특수한 내용’이 과연 무엇이었느냐에 관심을 경주하여야 한다.
△이정덕 전북대교수
지역문화 또는 전북 내의 문화요소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국가와 세계체제와의 연결 속에서 이해되야 한다. 외부에서 들어온 문화요소들과의 관계를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중층적인 문화요소들의 축적과 변화는 전북지역을 이제 단일 문화권으로 이해하는 것이 불가능해졌음을 말한다. 따라서 전북지역문화는 문화 자체보다는 정치경제적, 교육정보뉴스적, 인간적 네트워크와의 연계 속에서 연구하고 이해해야 한다.
△임홍락 원광대 교수
전북의 지역사연구는 뿌리가 깊고 전문인력이 어느 정도 확보돼 있으면서도 타 시도에 비해 우수하다는 평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각 분야별 전문인력의 파악과 활용이 필요하고 대중성을 확보해야 한다.
전공이 다른 전문 연구자간의 활발한 교류와 전북에서 발간된 도서에 대한 서평같은 인증절차를 시행해야 한다. 경쟁보다는 안주하는 연구자세는 더이상 안된다. 연구와 관련한 정보화와 새로운 방향설정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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