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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 "한권의 책으로 들뜬 가슴 감싸안아요"



송년회와 신년하례회 등 각종 모임으로 바쁜 연말연시. 들뜬 분위기를 접고 한두 권의 좋은 책을 읽으며 한해를 정리하거나 새해를 맞으려는 독자들로 연말 서점가가 훈훈하다. 그다지 무겁지 않으면서도 깊은 메시지를 담은, 한번쯤 더 음미하게 하는 명상서적들이 이들 독자들을 맞고 있다. 

 

‘연탄길’(삼진기획)은 가슴 찡한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를 옮겨놓은 책이다. 월간지 ‘낮은 울타리’에 글을 연재하고 있는 작가 이철환씨가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렸다. 작가는 입시학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학생들과 친구들로부터 직접 들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이 책을 집필했다.

 

취재와 집필기간을 포함해 무려 7년이 걸린 저자의 노작(勞作)이다. 어둠 속에서 스스로 빛이 된 사람들의 이야기, 빛이 될 순 없지만 더 짙은 어둠이 되어 다른 이들을 빛내준 사람들의 이야기, 부족함 때문에 오히려 넉넉한 사람들의 이야기…. 자연스럽게 읽어내리다가 인간의 존엄성과 사랑을 깨닫게 되는 감동이 담긴 책이다.

 

“제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신 분도 바로 엄마예요. 이 말이 꼭 하고 싶었어요……. 엄마, 정말 고마워요”(‘디어 맘’중에서)

 

호주작가 브래들리 트레버 그리브가 쓰고 시인 신현림씨가 옮긴 ‘디어 맘’(바다출판사)은 어린 딸이, 아들이 엄마에게 고마움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세줄을 넘지 않는 깔끔한 텍스트와 놀랍도록 호소력 있는 동물사진들이 어우러져 우울한 마음을 달래준다.

 

책 속의 고백은 독자가 어머니에게 털어놓아야할 이야기이자 책속의 어머니상은 세상의 모든 이가 닮고 싶은 또 하나의 모습으로 다가온다.

 

‘잃어버린 시절을 찾아서’(마당 넓은 집)는 고향·동무·진달래·구름 솜사탕 등 영원히 머물 것 같았던 시간들, 기억 저편 꼭꼭 숨어 있는 옛 시절로 돌아가게 하는 타임캡슐이다.

 

지난 1년동안 경향신문에 게재됐던 글을 모아 편집한 책. 일상을 잠시 접고 먼 과거를 빛내주는 추억의 꿈에 빠져들 수 있는 생활의 여유를 되찾게 해준다.

 

화가 최용건씨가 쓴 ‘조금은 가난해도 좋다면’(푸른숲)은 자연과 벗삼아 유유자적한 삶을 영위하고 픈 사람들에게 대리만족을 전해준다.

 

강원도 인제군 기린면 진동계곡에 자리잡은 작가는 깨끗한 자연환경에서 옥수수·감자밭을 일구고 민박을 쳐 살아가는 생활에 대한 만족과 자유, 순수, 그리고 자연과 현실의 절묘한 만남을 싱그럽게 풀어내고 있다.

 

현란한 미사여구를 찾아볼 수 없는 작가의 담백한 글과 수묵채색화는 세계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진정하고도 절실한 삶을 표현, 들꽃과 같은 잔잔한 감동의 여울에 빠지게 한다.

 

행복을 전파시키고 전염되게 해 사람들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동화 ‘컵라면’(하이퍼 북)과 애너 퀸들런이 쓰고 공경희씨가 옮긴 ‘어느날 문득 발견한 행복’(뜨인돌) 등도 새해를 맞으며 마음을 가다듬을 수 있는 책들이다.

 

홍지서림 남상우 과장은 “연말의 들뜬 분위기에도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명상서적을 찾는 손님들이 잦아지고 있다”며 “잔잔한 감동을 주는 책을 읽으며 새해를 계획하는 것도 의미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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