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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세계소리축제 '새판짜기'

 

 



올해 축제의 콘텐츠를 전담했던 강준혁예술총감독이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내년 8월24일부터 9월1일까지 9일동안 열리는 제2회 전주세계소리축제는 새로 구성되는 집행부에 의해 추진된다.

 

조직위는 강감독의 퇴진을 계기로 소리축제 정체성찾기에 대한 장기적이고 심도깊은 대책마련을 서두르는 한편 지역민들의 독특한 정서를 담아내기 위한 다양한 의견수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강감독의 퇴진은 26일 소리축제 조직위원총회에서 거론된 연구위원회의 기능강화와 무관하지 않다는 게 조직위안팎의 해석이다.

 

제1회 전주세계소리축제는 우리 소리를 중심으로 다양하고 풍성한 소리의 만찬을 펼쳤지만 백화점식 나열로 축제의 정체성을 담아내지는 못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게다가 강준혁감독과 함께 축제의 콘텐츠를 전담했던 기획국직원들의 역할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잦은 마찰을 빚으면서 조직의 근간을 위협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따라 조직위가 내년 축제를 준비하기 앞서 기획국직원들의 재계약포기와 연구위원회의 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선안을 마련하자 강감독이 전격적으로 사퇴를 결심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함께 소리축제의 정체성찾기 실패에 대한 지역여론의 비판이 이어진 것도 강감독이 퇴진하게된 배경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조직위총회에서는 지난 99년 구성된 조직위원들이 수적으로 방대해 회의진행이 원활하지 못하다는 지적에 따라 시·군문화예술계 인사를 망라해 조직위를 재구성할 것을 의결하는 한편, 상임위원과 연구위원을 각각 10명, 15명 내외로 재정비하자는 의견이 모아졌다. 또 조직위의 임원임기를 상임위원의 경우 현 3년에서 2년으로, 위원은 2년으로 개정키로 했다.

 

특히 이날 총회에서는 차기 조직 구성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천이두조직위원장과 송기태부위원장, 김남곤상임위원장을 제외한 조직위원 전원이 사퇴, 주목을 끌었다. 조직위원들이 전원 사퇴함에 따라 27일 긴급회의를 갖게 되는 연구위원들의 전원사퇴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천이두 조직위원장은 각계의 의견을 수렴해 내년 1월 중순까지 연구위원구성 및 조직정비를 마무리하고, 집행부를 구성, 축제의 밑그림과 세부계획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축제의 프로그램과 세부실행계획은 내년 3월까지 확정할 예정. 조직위는 또 올 43억원의 예산을 들였던 축제를 내년에는 12억원으로 대폭 줄여치르기로 했다.

 

이번 강감독의 퇴진에 대해 지역문화계는 소리축제의 미래를 방향성을 위한 다각적인 논의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소리축제평가단을 주도한 전북대 이정덕교수(고고문화인류학과)는 “소리축제의 중심이 되는 예술총감독은 전북문화의 정서와 세계수준의 콘텐츠를 동시에 담아낼 수 있는 전문가라야 한다”면서 “현재로선 적임자 선정과 함께 축제의 정체성과 방향성을 보다 명확히 규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사의 표명 강준혁예술총감독  "몸은 떠나도 축제 적극 도울터"

 

강준혁예술총감독은 26일 “몸은 떠나지만 마음만은 소리축제를 후원하겠다”며 “소리축제에 대한 애정은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강감독과의 일문일답.

 

△사퇴를 결심한 이유는.

 

-지역의 문화계인사들이 나를 가만두지 않는 것 같다. 그들이 축제의 중심에 설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용퇴를 결심했다. 전북은 예술적 자긍심이 남다른 만큼 차기대회부터는 지역인사를 중심으로 축제를 준비해도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개인적으로는 3년정도 소리축제와 인연을 맺고 싶었는데 아쉽다.

 

△축제의 정체성찾기에 실패했다는 여론에 동의하는가.

 

-그렇지 않다. 축제의 정체성은 여러해를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정착된다고 본다. 하루아침에 배부를 수 있는가.

 

△앞으로의 계획은.

 

-몸은 떠나지만 주최측이 첫번째 축제를 치른 내 경험을 원한다면 언제든 돕겠다. 소리축제는 어느 축제와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 행사다. 소리축제가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행사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마음으로라도 성원을 아끼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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