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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창작열정에 바치는 '학연전'



음악계에서는 평소 따르고 존경하던 스승이나 선배에게 바치는 헌정앨범이 종종 제작된다. 문학분야에서도 헌정서 발간이 간혹 잇따른다. 하지만 미술 분야에서는 그런 전시회가 드문 편이다.

 

원로서양화가 하반영 선생(84)에게 제자들이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전시회가 열려 관심을 모으고 있다. 25일부터 31일까지 전주 리베라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학연전.

 

스승의 화풍을 계승하고 변화를 추구해온 탁무송(61)·강정진(48)씨가 팔순을 훌쩍 넘긴 하씨를 초대, 함께 하는 사제전이다.

 

반영미술상을 제정, 후학들의 창작활동을 북돋우고 있는 하씨와 스승의 뜻을 좇아 자신만의 독특한 화풍을 추구하는 두제자가 그림으로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만남의 자리다.

 

서양화가면서도 서예와 한문, 한국화 등에도 뛰어난 필력을 보여온 하씨는 팔순을 훌쩍 넘긴 노령에도 붓을 놓지 않고 예술적 열정을 불사른 근작 11점을 선보인다.

 

빨강 노랑 등 원색을 사용해 강렬한 인상을 던졌던 이전 그림과는 달리 ‘빛’을 주제로 자연을 표현한 작품들이다. 어둠을 밝혀주는 한줄기 빛은 마음까지 와닿을 정도로 대담하고 강렬하게 다가온다.

 

하씨의 화실에서 그림을 시작한 탁씨는 재료의 두툼한 질감이 살아있는 유화세계를 선보인다. 자연과 정물의 형태와 윤곽선을 굵게 처리한 작품에는 색채주의 미학이 담겨진다.

 

구상작가 강씨는 섬세하면서도 감각성이 돋보이는 회화세계로 관객을 초대한다. 어디선가 봤음직한 붉게 타오르는 가을 산자락과 봄꽃이 만발하는 들녘이 캔버스속에서 새록 새록 피어난다. 

 

인생의 황혼기에도 붓을 놓지않는 원로화가의 열정과 노스승을 섬기고 포근하게 감싸안으려는 제자의 올바른 마음가짐을 화폭을 통해 만나는 즐거움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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