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길을 찾아 나서야 하겠지요.강원도에 가서 머무를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오래 전부터 강원도에 대한 막연한 동경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인데, 아마도 험준한 산세와 조용한 정취 그리고 이북 방언과 비슷한 강원도 사람들의 말본새 등 강원도에 대한 제 나름의 심상이 그 막연함을 더해주었을지도 모릅니다.
그곳에 가면 이제껏 살아온 곳에서는 경험할 수 없었던 것들을 경험할 수 있겠지요.그리고 제가 가지고 있던 막연한 심상들을 구체적으로 만날 수가 있겠지요. 글쓰기에 필요한 냄새 지독한 거름을 만드는 새로운 출발점이 될 것입니다. 그렇다고 오랫동안 머무를 작정은 아닙니다. 평생 걸어도 다 갈 수 없는 길이 수없이 펼쳐져 있기 때문입니다.
그 동안 꾹꾹 눌려있던 역마살을 맘껏 휘두를 계획입니다. 그리고는 국수 가락 뽑듯 글들을 술술 써내고 싶습니다.
무엇을 써야할지를 경험을 통해서 예리하게 알고싶다는 뜻입니다.일년동안 쌀밥 다음으로 많이 먹은 음식이 있습니다. 바로 자장면입니다. 전주대학교에 마치 비밀집단처럼 사람들이 잘 알지 못하는 일명 ‘자장면 모임’이 있습니다. 물론 시를 공부하는 모음입니다. 시 합평을 하기 전에 꼭 칼로리 높은 자장면을 먹는데, 하필 왜 자장면인지 이제야 알 것 같습니다.
그 때는 몰랐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매서운 회초리질 같은 합평회가 끝나면 자장면으로 채웠던 배에 어느새 찾아온 허기를 이제야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매질을 감당하기에는 그나마 칼로리 높은 자장면이 제격이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한해동안 높은 칼로리를 제공해주신 전주대학교 이희중 교수님과, 교수님과 함께 혹독한 매질을 해준 ‘자장면 모임’ 식구들에게 감사를 드리고, 제가 길을 잃고 맘 편히 강원도로 떠날 수 있게 저의 시를 보아주신 심사위원님들과 그 기회를 마련해준 전북일보에 또한 감사를 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이 자리를 빌어 처음 글 길을 열어준 ‘흙방 사람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합니다.맘 편히 강원도로 떠나 길을 열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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