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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로 읽는 영화이야기] 첫번째... '전쟁'

 

 



지난해 9·11테러를 겪은 미국 부시정부가 “아프가니스탄뿐만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테러조직을 뿌리뽑겠다”며 올해를 ‘전쟁의 해’(war year)로 공언하는 등 임오년은 어느 해보다 전쟁에 대한 우려가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흥미로운 것은 올해로 3회째를 맞는 전주국제영화제도 ‘전쟁’을 주제로 내세우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 ‘전쟁’만큼 상업영화가 선호하는 코드도 드물다. 인간의 죽음이라는 근원적인 물음은 차치하고라도 총알이 비오듯 쏟아지는 전투씬이나 대량학살장면은 관객들의 구미를 자극하는 볼거리이기 때문이다. 특히 상업적인 색채가 두드러진 헐리우드영화가 전쟁영화의 흐름을 주도해왔다는 사실은 새삼스럽지 않다.

 

인터넷홈페이지 ‘영화마을’(www.cinetown.co.kr)에서 검색할 수 있는 전쟁영화는 모두 1백26편. 이들 전쟁영화를 유심히 살펴보면 시대별로 규모나 주제면에서 조금씩 다른 모습이 있음을 눈치챌 수 있다. 연대별로 두드러진 전쟁영화들을 만나보자.

 

 

40년대∼60년대는 전쟁영화의 전성기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계제2차대전을 승리로 이끈 미국의 우월감과 냉전시대를 반영하듯 2차대전을 배경삼아 대규모 자본과 현란한 영상으로 잔뜩 공을 들인 전쟁영화들이 쏟아졌다.

 

‘지상 최대의 작전’(The Longest Day·1962), ‘전투’(Combat!·1962), ‘콰이강의 다리’(The Bridge on the River Kwai·1957), ‘나바론’(The Guns of Navarone·1961) 등을 들 수 있다. 이 가운데서도 1964년의 ‘닥터 스트레인지 러브’(Dr.Strangelove)가 돋보인다.

 

지난해 작고한 스탠리 큐브릭이 감독한 이 영화는 수소폭탄을 소재삼아 인류파괴를 꿈꾸는 미치광이 나치과학자 닥터 스트레인지러브와 국방성관료들의 무기력함을 꼬집는 블랙코미디.

 

70년대 최고의 전쟁영화는 아무래도 ‘지옥의 묵시록’(Apocalypse Now·1979).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가 연출하고 말론 브란도, 마틴 쉰, 로버트 듀발 등이 주연을 맡은 이 영화는 위대한 미국을 그리기보다는 전쟁이라는 극단적인 상황에서 혼란에 휩싸인 베트남전 참전군인들을 통해 전쟁의 광기를 섬뜩하게 보여준다.

 

80년대의 전쟁영화는 람보류의 초인적인 영웅을 간판으로 내세운 영화와 함께 전쟁에 대한 자기반성을 진지하게 그리고 있다. 특히 올리버 스톤감독의 ‘플래툰’(platoon·1986)은 전쟁이 사람을 어떻게 변모시키는가를 관객들에게 되묻는다.

 

‘플래툰’의 이전 영화들이 베트남전의 전투에 치중했다면 이 작품은 ‘과연 미국에게 베트남전은 무엇을 의미했는가’‘전쟁의 와중에 선과 악의 진실은 있는가’를 진지하게 성찰한다.

 

올리버 스톤이 바꿔놓은 전쟁에 대한 새로운 인식은 이후로도 ‘커리지 언더 파이어’(Courage Under Fire·1996), ‘씬 레드라인’(The Thin Red Line·1998), ‘룰스 오브 인게이지먼트’(Rules of Engagement·2000) 등이 바톤을 이어받았다.

 

90년대들어 헐리우드 전쟁영화는 이념에 의존하기 보다는 첨단 디지털효과를 앞세운 사실적인 전투장면들을 빚는데 주력하고 있다. 스티븐 스필버그감독의 ‘라이언 일병 구하기’(Saving Private Ryan·1998)가 그 것.

 

노르웨이 상륙작전을 거의 그대로 재현한 도입부 30분간의 생생한 전투씬은 ‘전쟁의 공포를 가장 리얼하게 재현해낸 영화’‘영화역사상 가장 뛰어난 전투장면’라는 평가를 얻었다.

 

1억4천만달러의 제작비를 투입해 지난해 개봉한 ‘진주만’(Pearl Harbor·감독 마이클 베이)도 일본비행기가 진주만을 폭격하는 장면이 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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