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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칼럼] 괴상한 경기대회

서양의 여러 지역에는 얼핏 보기에 괴상한 경기대회가 많이 개최된다. 우선 한가지 소개하자면 북유럽의 핀란드에서는 매년 ‘마누라 업고 달리기’대회가 열리는데 1996년에는 국내외에서 32쌍이 참전하여 대성황을 이루었다고 전한다.

이것은 옛날부터 내려온 전통적 민속행사인 데 그 연유가 흥미롭다. 도적의 두목이 도적들의 체력을 시험하기 위해서 곡식 포대나 돼지 등을 많이 메고 달아나는 훈련, 그리고 남의 아내를 납치하던 원시적 전통에서 비롯되었다고 하니 그다지 자랑스러운 것은 못되지만 아직도 이러한 행사가 매년 개최되고 있다고.

입상자에 대한 상품도 매우 소박하여 1등 상에는 약간의 현금, 핸드폰 1대, 그리고 마누라의 체중에 해당하는 무게의 맥주 등이 고작이다.

물론 이렇게 괴상한 경기대회는 유독 서양에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봉건시대의 일본에는 여러 가지 소리로 흉내를 내는 「방귀대회」가 있었는데 뱀에게 물린 개구리 소리 흉내로 우승한 선수에게 겉보리 몇 말을 상으로 주었다는 기록도 있다.

미국의 경우는 약간 색다른 경기대회가 많다. 즉, 음식 많이 먹기 경기다. 각 지역의 특유한 배경이 엿보인다. 가령 갈비로 유명한 텍사스의 갈비 먹기, 코넥티커트의 생굴 먹기, 오차이오의 닭 날개 먹기 등등 각 지방마다 다채롭다.

이러한 행사를 주관하기 위해서 뉴욕에는 「국제 먹기대회 연합」 본부가 있다. 작년의 「핫도그」먹기 국제대회는 미국 뉴저지에서 개최되었는 데 외국의 예선에서 입상한 선수들 중에서 일본의 아리이 선수는 체중이 50키로 정도의 작은 몸인데 12분간에 핫도그 25개를 먹어치우는 바람에 세계선수권을 땄다.

여러 가지 괴상한 경기대회 중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매년 미국 오하이오주의 버링턴에서 개최되는 「세계 거짓말 대회」일게다. 세계 각처에서 내노라하는 허풍쟁이들이 모여서 거짓말을 늘어놓는데 물론 악의 없는 말장난으로 재치를 부릴 따름이다. 입상작 거짓말 중의 걸작으로 이런 게 있었다. 

어느 농부가 곡식의 수확기에 몰려와서 다된 농사를 망치는 까치, 까마귀, 참새 등을 쫓으려고 몹시 무서워 보이는 허수아비를 밭에 세웠는데 그것에 놀란 날짐승들이 그 전년에 먹은 곡식까지 모두 밭에 돌려주고 다시는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습관적으로 입만 열면 거짓말을 한다고 소문난 사나이의 아내에게 정말 남편이 언제나 그렇게 거짓말만 하느냐고 묻자 그 아내의 대답이 흥미롭다. 「아니에요. 그이는 입술이 움직일 때만 거짓말을 하지 다른 때는 절대 그렇지 않다」고.

이와 같은 거짓말들은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것들이니 그저 스트레스를 푸는 데 도움이 되는 우스개 소리에 지나지 않는다. 위에 말한 몇 가지 괴상한 경기대회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세상에는 해도 되는 거짓말과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거짓말이 있기 마련이다. 그리고 어느 것이 어느 쪽에 속한 지는 각자가 알고 있기 마련이다.

우리 옛 속담에 「우비하고 거짓말은 가지고 다녀야 한다」는 괴상한 게 있다. 물론 거짓말을 장려한다는 뜻은 아닐게다. 끝으로 거짓말 농담 한마디다. 평생 거짓말을 한번도 안 한 걸로 알려진 사나이에게 「거짓말 한 적이 없다지요」라고 묻자 「아니오」라고 대답했는데 그게 거짓말이었다고...

 

 

/ 박춘호 (부경대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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