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凡物不得其平則鳴.
대범물부득기평즉명.
모든 사물은 평정을 얻지 못하면 울게 되어있다.
당나라 때의 문장가인 한유(韓愈)가 쓴 〈송맹동야서(送孟東野序)〉에 나오는 말이다.
모든 사물은 평정이 깨졌을 때 소리를 낸다. 종을 보자. 가만 놓아두면 제 스스로 평정을 유지하기 때문에 소리를 내지 않는다. 그러나 일단 타격을 가하면 종은 진동하며 소리를 낸다. 북도 마찬가지이고 피아노도 마찬가지이다.
책상 바닥도 내리치면 소리를 내고 책장도 넘기면 소리를 내며 아무리 조심해도 발걸음을 옮길라치면 발자국 소리가 난다. 세상의 모든 물건은 본래의 평정을 깨트려 움직이게 하면 반드시 진동을 하면서 소리를 내게 되는 것이다.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일로 인하여 마음의 평정이 깨지면 마음이 움직여 소리를 내게 된다. 기쁨으로 평정이 깨지면 기쁨의 소리를 내고 슬픈 일로 평정이 깨지면 슬픈 소리를 내는 것이 곧 마음이다.
옛 사람들은 눈에 보이는 현상보다는 이 마음의 소리를 더 중히 여기고서 보여 주지 않고 말하지 않아도 마음의 소리를 들음으로써 그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려고 하였다.
그런데 지금은 안 보이는 마음을 헤아려주기는커녕 남의 일이면 보이는 일마저도 못 본 채 하려고 한다. 불행한 세상이다.
오늘 나는 바람에 스치는 초목이 소리를 내듯 아내의 마음에 평정이 깨지면서 낸 소리를 들었는지 반성해 보도록 하자.
凡:무릇 범 ※'대범'은 '대개'라는 뜻임. 物:만물 물 則;곧 즉 鳴:울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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