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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교수의 한문속 지혜찾기] 반성은 아무나 하나?



學, 然後知不足; 敎, 然後知困. 知不足, 然後能自反也; 知困, 然後能自强也.
학, 연후지부족; 교, 연후지곤, 지부족, 연후능자반야; 지곤, 연후능자강야.

 

배운 연후에야 부족하다는 것을 알게 되고, 가르쳐 본 연후에야 (자신의 실력이) 곤궁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부족함을 알아야 스스로 반성을 하게 되고 앎이 곤궁하다는 것을 알아야 스스로 보강할 수 있다.

 

《예기(禮記)》〈학기(學記)〉편에 나오는 말이다.

 

요즈음 세상에는 잘 났다고 나서는 사람이 너무 많은 것 같다. 배운 바가 없기 때문에 아예 자신이 부족한 사람인 줄을 모르고서 그처럼 나서는 것이다. 용감한(?) 사람들이다. 요즈음 신문을 보면 웬만한 사람이면 다 지도자를 자임하고 나서는 것 같다.

 

진정으로 가르쳐 보지도 않았고 백성들을 이끌어 보지도 않았기에 자신이 얼마나 지도 역량이 부족한 사람인 줄을 모르고서 그 어려운 일을 그처럼 쉽게 자임하고 나서는 것이다. 권모와 술수는 배움이 아니다.

 

꾀를 찾고 방법을 도모하는 것도 진정한 배움이 아니다. 충정(忠正)과 인간적 따뜻함을 가슴에 담는 것이 진정한 배움이다. 소위 '정치력'이라고 하는 것은 지도력이 아니다. 그것은 일종의 술수요 속임수다.

 

진실과 정직을 바탕으로 마음을 움직이는 '감화력(感化力)'이라야 진정한 지도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지금 꾀나 방법을 많이 짜내는 사람을 많이 배운 사람으로 여기고 있고 정치력을 잘 발휘하는 사람을 지도력이 있는 사람으로 생각하고 있다.

 

근본이 무너져 가고 있는 것이다. 모두가 보다 겸손한 가운데 제 스스로 나서려 말고 진정으로 배운 사람을 찾고 진정한 교화력을 가진 지도자를 찾는 데에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알아야 반성도 하고 보강도 할 수 있음을 깨달아야 하는 것이다.

 

然:그러할 연  敎:가르칠 교  困:곤할 곤   能:능할 능  反:돌이킬 반  强:강할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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