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공연문화계의 시선이 창작극회(대표 류경호)에 쏠려있다.
올들어 연극공연의 첫번째 단추를 꿴 창작극회가 의미있는 시도에 나섰기 때문이다.
창작극회는 제102회 정기공연작 ‘그 여자의 소설’(극본 엄인희·연출 류경호)을 무대에 올리면서 대중공연 전문기획사인 Q프로덕션(대표 이용철)과 손잡고 기획과 공연준비를 분리시켰다.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극단들이 지금껏 공연기획에서부터 홍보마케팅까지의 모든 과정을 자체에서 해결하는 이른바 ‘몸으로 때우기’로 유지해왔던 관행에 비추어보자면 새로운 시도이자 모험이 아닐 수 없다.
재정적으로, 또 인프라면에서도 열악하기만 한 지역극단들은 공연때마다 연습에 공력을 쏟는 한편으로 홍보나 입장권 판매 등을 한꺼번에 해결해야하는 이중·삼중의 부담을 안기 마련.
그러나 극단의 ‘기획 외주’는 홍보나 마케팅같은 공연외적인 부분에식 신경을 쓰지 않고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심혈을 기울일 수 있고, 흥행면에서도 다양한 전략을 도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높다.
창작극회의 ‘기획외주’결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서울 등 대도시에서는 이미 이같은 기획-공연 이원화(二元化)체제가 정착단계로 접어들었지만 지역 연극계의 실정은 전혀 다르다. 그야말로 ‘공연기획의 외주’는 걸음마수준에 불과한 셈이다.
입장권판매에서도 창작극회와 Q프로덕션은 기존의 방식인 현장판매 또는 단체구매에 의존하지 않고 인터넷 예매시스템을 적극활용하는 등 공격적인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입장권 가격도 이전보다 30% 정도 올리고, 창작소극장 객석위치와 내부시설을 개선하는 등 새로운 활로를 위한 다양한 변신도 모색하고 나섰다.
다음달 3일까지 창작소극장(평일 7시·주말 4시와 7시·월요일은 휴무)에서 펼쳐지는 ‘그여자의 소설’은 창작극회가 이미 지난 98년 무대에 올려 지방에서는 드물게 연장공연까지 갖는 등 작품성과 대중성을 확인한, 한국적 페미니즘연극의 수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류경호대표는 “언제까지 지역의 열악함을 내세워 관객들에게 인내를 강요할 수는 없다”면서 “선진시스템을 도입하고 작품으로 승부를 거는 것이 지역연극발전의 진정한 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 여자의 소설’을 창작극회의 대표작품으로 키워갈 계획”인 류대표는 “기획외주와 장기공연이라는 두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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