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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교수의 한문속 지혜찾기] 효자가 효자를 낳는다



孝順, 還生孝順子; 五逆, 還生五逆子.
효순, 환생효순자; 오역, 환생오역자.

 

효순한 사람은 다시 효순하는 아들을 낳고, 오역(五逆)한 사람은 다시 오역하는 아들을  낳는다.

 

《명심보감》에 나오는 말이다.

 

효순(孝順)하는 사람이란 효도하며 천륜에 순응하는 사람이고 오역이란 임금과 아버지, 어머니, 할아버지, 할머니를 죽이려 드는 패륜아를 말한다. 우리나라를 일러 동방예의지국(東方禮義之國)이라고 했다.

 

그리고 어떤 사람은 우리나라를 일러 '효(孝)'의 나라라고 하기도 하였다. 그만큼 우리는 효를 중시하였고 일상생활에서 효를 실천하려고 노력하면서 살아왔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에서는 '효'라는 덕목이 뒷전으로 물러나기 시작하여 지금은 '효'를 강조하는 사람을 오히려 시대에 뒤떨어진 보수적인 사람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농후하다.

 

그리하여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던 '효는 백행의 근본'이라는 말은 벌써 고리타분한 냄새를 풍기는 옛 말 축에 끼게 되었다.

 

자식을 키우는 부모도 자식 앞에서 "내 평생 네 덕보며 살 일이 없을 테니 귀찮게 굴지말고 너는 네 인생 살고 나는 내 인생 살도록 하자"는 말을 서슴없이 해 대고, 자식은 자식대로 사춘기만 넘어서면 아예 부모와는 다른 삶을 살려고 작정하고 나선다.

 

이러한 사회분위기로 인하여 이미 7∼80이 넘은 늙은 부모님들은 대부분 구석방에 유폐(?)된 채 살아가고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 나도 언젠가는 힘없는 노인이 될 것이며 나의 편리를 위해 저지른 불효는 다시 더 큰 불효가 되어 늙은 내게로 돌아온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孝:효도 효  順:순할 순  ,還:돌아올 환, 다시 환  逆:거스를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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