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고속도로 인월(지리산) 나들목에서 나와 국도 24호선을 타고 남원시쪽으로 약 9km를 달려 운봉삼거리에 도착, 다시 남쪽으로 2.5km를 달리면 만나게 되는 남원 운봉읍 산덕리 삼산(三山)마을.
눈덮인 지리산 자락을 배경으로 해발 4백90m 고지대에 들어앉아 한 폭 동양화를 연상시키는 이 마을은 최근 환경부로부터 자연생태 우수마을로 선정됐다.
지리산 바래봉 아래에 위치,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춘 이 마을의 입구에는 수령 3백년이 넘는 고목 50여그루가 송림(松林)을 형성, 멋스러운 자태를 뽐내며 방문객들을 맞이한다.
또 ‘새천년 새전북인운동’ 2001년 우수마을 선정을 알리는 표지판과 도로 건너 재활용품 수집창고도 관심을 모은다.
생활체육 게이트볼장과 족구장·배구장을 비롯, 각종 운동시설이 들어선 체육소공원이 마을앞 천변 소나무숲에 들어서 있는 점도 자그마한 농촌마을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모습. 각종 문화체육행사가 진행되는 이 체육소공원은 여름철 관광객들의 휴식처로도 제격이다.
전체 26가구 70여명이 거주하고 있는 이 마을은 전체적으로 정돈이 잘된 깨끗한 마을로 인정받아 지난 2000년에는 전라북도로부터 환경보전실천 우수마을로 지정되기도 했다.
특히 이 마을은 대부분의 집들이 돌담으로 조성된 전통적인 취락구조와 함께 집집마다 앞마당을 돌아나가는 수로(水路)가 눈길을 모은다.
인근 세걸산에서 발원, 마을을 휘감아 돌고 있는 공안천의 물길을 끌어들여 각각의 집을 거쳐 흐르도록 한 특이한 구조. 주민들은 앞마당을 거쳐 나가는 하천의 맑은 물을 편리하게 이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현대식으로 주택이 개량되면서 마당으로 물길을 끌어들인 집이 줄고 있지만 아직도 상당수의 가옥에서 독특한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또한 주민들의 남다른 환경보전 의식도 이 곳이 자연생태 우수마을로 선정되는 데 큰 몫을 해냈다.
주민들은 자발적으로 협의체를 구성, 자연보전 활동을 전개하면서 유기농법 실천등 환경친화적인 생활을 영위하고 있으며 야생동물밀렵행위 감시활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이 마을 장익찬 이장은 “수백년된 송림에서도 알 수 있듯 마을의 역사가 매우 길고 하천의 물길을 끌어들여 사용하면서 자연환경을 잘 보전하고 있는 점이 높이 평가된 것 같다”면서 “주민들이 모두 나서 자연생태계를 지켜내는 데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 자연생태 우수마을이란
환경부는 지난해 하반기 자연생태계가 잘 보전되어 있거나 훼손된 생태계를 성공적으로 복원한 지역의 사례를 전국적으로 공모, 이달초 모두 14개 마을을 선정·발표했다.
이번에 선정한 분야는 자연생태 우수마을 11개와 생태복원 사례 우수지역 3개소로 도내에서는 남원 운봉읍 산덕리 삼산마을이 유일하다.
자연생태 우수마을이란 자연경관이 수려하고 다양한 생태계를 보전, 지역주민이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살고 있거나 주민들의 노력으로 자연친화적인 생활양식을 이루어가고 있는 마을.
이번 선정사업은 광역자치단체에서 1차심사를 거쳐 지난해 11월 환경부에 42개 지역이 신청되었으며 정부에서는 학계와 문화계·언론계등으로 ‘심사평가위원회’를 구성, 서류심사와 현장조사를 거쳐 14개지역을 최종 선정했다.
환경부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생태우수마을 및 복원사례를 발굴, 환경보존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는 한편 선정된 지역에 대해서는 환경부장관 지정서와 인증표지판을 수여하는 동시에 자연환경보전 이용시설과 환경기초시설등의 예산을 우선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또 이들 지역은 산림청·농림부등 유관기관에서 추진하는 산촌종합개발사업이나 녹색농촌체험마을조성사업 등 유사사업과 상호 연계, 생태관광 및 생태체험의 장소로도 활용된다.
병풍처럼 늘어선 서어나무군락 '아름다운 마을숲' 전국 공인
-남원 운봉읍 행정리-
환경부로부터 자연생태 우수마을로 선정된 남원시 운봉읍 산덕리 삼산마을에서 불과 2백50m 거리에 있는 운봉읍 행정리도 빼어난 자연경관을 잘 보존하고 있는 마을로 인정받고 있다.
지난 2000년 11월 산림청과 생명의숲가꾸기 국민운동이 실시한 ‘제1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행정리 서어나무 군락지가 ‘아름다운 마을 숲’부문 대상을 차지,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숲이 있는 마을로 공인된 것.
이 마을 뒤에 한 폭 병풍처럼 늘어선 서어나무 군락지에는 ‘사람의 마을 또한 생태계의 한 단위로서 숲과 함께 살아간다는 생태적 진실을 알려주는 아름다운 마을 숲’이라는 내용이 새겨진 ‘생명의 숲’ 푯말이 서 있다.
4백여평 규모인 이 군락지에는 현재 수령 2백년 이상된 서어나무 70여그루가 주변 경관과 잘 어우러져 있으며 이 마을 주민들은 그동안 이곳에 인위적 시설물을 설치하지 않고 자연상태 그대로 보존해 왔다.
주로 산지에서 자라는 서어나무는 높이 15m, 지름 1m에 달하며 꽃은 5월에 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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