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장 가득 아이들이 나왔습니다. 살포시 다가서는 햇살만큼이나 아이들의 활짝 웃음이 따스해 보였습니다.
그 운동장 안에는 작년에 함께 공부하며 생활했던 ‘우리반’아이들도 보였는데, 차마 반가워서 입을 다물지 못했습니다. 6학년이 되면 혹시 거칠어지지는 않을까? 차가운 모습은 아닐까?
물가에 내 놓은 아이처럼 걱정스럽기만 했는데, 너무도 밝은 모습 그대로를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그 순간 저는 모든 것이 감사했습니다. 제 볼에 아 앉은 햇살이 그 아이들의 꿈과 사랑으로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벌써 이런 생각한 지 1년이 다 되어갑니다. 그동안 큰 말썽을 피웠던 아이도 없었고 아주크게 아파서 친구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 아이도 없고 아주 평범하지만 소중하게 자라 주었답니다.
우리반 판석이는 통통했던 아이였는데 이젠 볼살이 빠져 더욱 의젓하게 보이고, 영주는 키가 훨씬 자라 더욱 멋져졌습니다. 다혜는 마음이 많이 성숙해져 자신이 알아서 모든 일을 처리하는 책임감 있는 아이로 자라주었고, 홍이는 1년사이 성적이 많이 올라 보람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민관이는 말을 아주 잘 듣는 아이로 변했고, 경민이와 다미는 다른 친구들을 잘 이해하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으며, 인호는 그 소원하던 다리수술을 받고 씩씩하게 학교를 잘 다니고 있습니다.
성봉이와 성수는 다른 친구들 앞에서 당당하게 자기 의견을 내놓을 수 있는 아이로 자랐고, 남이는 수학을 아주 잘하는 학생이 되었으며 가현이는 선생님이 아플 때 역을 줘 너무 감동하였답니다. 또 은희는 느긋한 성격과 달리 공부를 잘하였고, 인수는 좀더 활발하게 동현이는 좀더 얌전하게 되었지요.
푸른이는 자신이 잘하는 게 무엇인지 파악하게 되었고, 상진이는 책을 많이 읽는 아이로 자라주었으며, 용진이와 병구는 성실 너무 성실해서 친구들에게 인기가 많은 아이가 되었답니다. 진위와 미선이는 성적이 많이 올랐고, 고다미는 많이 연약했는데 튼튼해졌고, 유진이는 합기도 1단을 땄답니다.
주애는 센스가 넘치는 아이가 되었고, 훈이는 눈물이 적은 아이로 유미는 키가 큰대신 날씬해졌답니다. 정헌이는 의리 넘치눈 멋진 아이로 자랐고, 마지막으로 선생님은 웃음이 많아 졌답니다.
아이들이 있기에 미래는 아름다운 것 같습니다.
/ 이지영 (고창 흥덕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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