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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교수의 한문속 지혜찾기] 땅위의 천당



땅위의 천당

 

上有天堂, 下有蘇杭.
상유천당, 하유소항.

 

위 세상인 하늘에 천당이 있다면 아래 세상인 땅에는 소주(蘇州)와 항주(杭州)가 있지.

 

원래는 원 나라 사람 오돈주경(奧敦周卿:몽고인)이라는 사람이 쓴 〈쌍조섬궁곡(雙調蟾宮曲)〉이라는 곡(曲) 작품에 나오는 말인데 중국인에게 있어서 이 말은 이미 어느 속담보다도 더 잘 알려져 있어서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다.

 

소주와 항주는 장강(長江) 이남에 자리해 있으면서 고전 색이 물씬 풍기는 도시로서 기후가 온난하고 물산이 풍부할 뿐 아니라, 경치 또한 아름다워 중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곳으로 알려진 곳이다.

 

그래서 중국 사람들은 소주와 항주를 천당에 비유하여 '위에는 천당이 있다면 아래에는 소주와 항주가 있다'고 자랑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처럼 유명한 양대 도시인 소주와 항주 중에서 소주는 강소성 내의 문화 관광도시로 유명한 곳인데 강소성은 바로 우리 전라북도와 자매 결연을 맺고 있는 지역이다.

 

얼마 전의 보도에 의하면 전라북도는 소주시의 도움을 받아 전북의 어느 도시에 '중국인 거리'를 조성한다고 한다. 자매 결연을 맺은 두 지역이 협력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이왕에 하는 일이라면 월드컵의 반짝 특수만을 노릴 것이 아니라 보다 원대한 계획으로 의미 있는 사업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중국의 소주 사람들은 자신의 고장을 천당에 비할 만큼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자랑하는데 우리 전라북도는 무엇을 가지고 자랑해야 할까?

 

우리의 애향심이 한층 더 요구되는 시점이다.

 

堂:집 당  蘇:소생할 소  杭:건널 항(=航), 고을 이름 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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