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러나기를 잘해야.
功成名遂身退.
공성명수신퇴.
공을 세우고 이름을 이루었으면 (이젠) 몸이 물러나야지.
소동파가 쓴 《동파지림(東坡志林》권5에 나오는 말이다.
동파 뿐 아니라 사마천, 두보, 이백, 백거이 등 중국의 역대 문인들이 대부분 이와 비슷한 말을 하였다. 의미심장한 말이다. 사람이 공을 세우고 이름을 이루기는 오히려 쉬운데 진정으로 어려운 일은 바로 공을 세우고 이름을 이룬 다음에 미련 없이 그 자리에서 물러나는 일인 것 같다.
동서고금의 영웅호걸과 유명 정치가들이 대부분 말년에 몸을 망치게 되는 가장 큰 원인이 바로 물러나야 할 때에 물러나지 못하는 데에 있다. 우리 근세사의 두 대통령인 이승만과 박정희 대통령이 바로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굳이 대통령을 예로 들지 않더라도 우리는 주변에서 제 때에 물러나지 않음으로써 그나마 쌓아놓은 업적마저도 다 까먹고 결국은 욕만 몽땅 안고서 추하게 물러나는 사람들을 많이 본다. 심지어는 물러 났다가도 다시 찾아와 온갖 추태를 다 보이고서 강제로 밀려나는 사람도 있다.
다 욕심이다. 말년이 추하지 않으려면 욕심을 버려야한다. 몇 달 후면 지방 자치 단체장을 뽑는 선거가 있다. 공도 세우고 이름도 이루었다고 생각되거든 미련 없이 물러나는 용단을 내리는 멋있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떠나야 할 때가 언제인지를 알고 떠나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功:공 공 成:이룰 성 遂:이룰 수 退:물러날 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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