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4-12-11 20:36 (Wed)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문화 chevron_right 문화일반
일반기사

[김병기교수의 한문속 지혜찾기] 물러나기를 잘해야.



물러나기를 잘해야.

 

功成名遂身退.

 

공성명수신퇴.

 

공을 세우고 이름을 이루었으면 (이젠) 몸이 물러나야지.

 

소동파가 쓴 《동파지림(東坡志林》권5에 나오는 말이다.

 

동파 뿐 아니라 사마천, 두보, 이백, 백거이 등 중국의 역대 문인들이 대부분 이와 비슷한  말을 하였다. 의미심장한 말이다. 사람이 공을 세우고 이름을 이루기는 오히려 쉬운데 진정으로 어려운 일은 바로 공을 세우고 이름을 이룬 다음에 미련 없이 그 자리에서 물러나는 일인 것 같다.

 

동서고금의 영웅호걸과 유명 정치가들이 대부분 말년에 몸을 망치게 되는 가장 큰 원인이 바로 물러나야 할 때에 물러나지 못하는 데에 있다. 우리 근세사의 두 대통령인 이승만과 박정희 대통령이 바로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굳이 대통령을 예로 들지 않더라도 우리는 주변에서 제 때에 물러나지 않음으로써 그나마 쌓아놓은 업적마저도 다 까먹고 결국은 욕만 몽땅 안고서 추하게 물러나는 사람들을 많이 본다. 심지어는 물러 났다가도 다시 찾아와 온갖 추태를 다 보이고서 강제로 밀려나는 사람도 있다.

 

다 욕심이다. 말년이 추하지 않으려면 욕심을 버려야한다. 몇 달 후면 지방 자치 단체장을 뽑는 선거가 있다. 공도 세우고 이름도 이루었다고 생각되거든 미련 없이 물러나는 용단을 내리는 멋있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떠나야 할 때가 언제인지를 알고 떠나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功:공 공  成:이룰 성  遂:이룰 수  退:물러날 퇴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북일보 [email protected]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