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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교수의 한문속 지혜찾기] 생전의 삶과 사후의 이름



생전의 삶과 사후의 이름

 

飢寒常在生前, 聲名常在身後.

 

기한상재생전, 성명상재신후.

 

배고픔과 추위는 생전에 일상으로 맞는 일이고, 이름이 남는 것은 죽은 후의 일이다.

 

소동파의 〈서연명걸식시후(書淵明乞食詩後:도연명의 '걸식시'에 붙인 글)〉라는 발문에 나오는 구절이다.

 

나의 안락(安樂)을 챙기기보다는 다른 사람의 삶이 평안하기를 기원하며 세상을 바로 잡고자 하는 뜻을 가지고 살다보면 정작 본인은 가난과 추위에 시달릴 수 있다. 배운 대로 실천하고자 했던 옛 선비들과 조국의 독립을 위하여 몸바쳐 싸우셨던 분들과 독재에 항거하였던 민주 투사들이 대부분 그렇게 사신 분들이다.

 

그러나 그 분들은 후세에 이름을 남겼다. 얼마 전 까지만 하여도 우리 사회에는 이러한 분들을 위인으로 추앙하는 분위기가 가득 차 있었고 우리네 가정에서도 이러한 위인들을 본받아 후세에 깨끗한 이름을 남기는 것이 생전에 안락함을 얻는 것보다 훨씬 가치가 있다고 가르쳐 왔다.

 

그런데 요즈음에는 많이 변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후세에 이름이 남아본들 뭐하나? 살아있을 때 남보라는 듯이 즐기며 살아야지."라는 생각에 동조하고 있다. 미래보다는 당장에 누릴 수 있는 근시안적인 향락에 더 가치를 두고 있는 것이다. 매우 위험한 가치관이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 그러한 향락적 가치관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조차 모르고 살고 있다. 폭탄의 무서움을 모르는 아이가 그것을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듯이. 우리의 정치, 바른 가치관을 세우는 일부터 해야 할 것이다.

 

飢:주릴 기  寒:찰 한  常:항상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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