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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집아닌 기집 남자아닌 남자'들의 삶을 향한 절실한 그리움



‘불타는 소파’‘견훤대왕’ 등 소외된 인물의 삶을 담은 작품으로 사회 부조리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았던 전주시립극단이 또 한번 역사의 그늘에 가려있던 인물을 찾아내 무대에 올린다. 

 

3월 21일부터 23일(목·금 오후 7시, 토 오후 4시)까지 전주 덕진예술회관에 올리는 54회 정기공연작품 ‘이(爾, 연출 안세형 극본 김태웅)’.

 

장녹수의 연적으로 연산군시대에 실존했던 왕실광대 공길의 이야기다. ‘이(爾)’는 임금이 신하를 높여 부르는 말. 극을 끄는 동력은 광대 공길과 장생, 연산군을 둘러싼 삼각구도의 '동성애'다. 

 

'파리들의 곡예’‘불티나’ 등을 쓴 연극인 김태웅씨(37·극단 연우)의 작품으로 ‘올해의 희곡상(한국연극협회 선정)’을 받기도 했다.

 

권력을 지키기 위한 인간의 욕망과 진정한 광대의 의미를 찾는 과정 그린 이 작품은 소중호(32·공길 역), 안대원(30·장생 역)을 비롯해 신상만, 전춘근 고조영 김경미 홍지예 등 시립극단 단원들이 열연한다. 극의 재미와 완성도를 위해 창작음악과 행위극을 시도한 것이 특징.

 

배우들은 현장에서 보이는 댓거리에 주목해 볼 것을 권한다.

 

연산군 역을 맡은 고조영씨(35)는 “춤으로 형상화됐다고 해도 동성애를 표현한 장면이 현실적이어서 15세 미만의 학생들은 보기에 민망할 것”이라고 귀뜸 하기도 한다.

 

이(爾)는 그동안 배우로 활동했던 안세형씨(34)가 처음으로 연출을 맡았다.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연산군이나 권력에 대한 욕망을 꿈꾸는 장녹수처럼 장생은 진정한 예인(藝人)의 삶을 살고자 합니다. 마음 한편에서는 그런 삶을 그리워하고, 그런 삶의 파편들이 얽혀 다시 그리움이 되는 것이지요. 한편의 연극이 아닌 생에 대한 반추가 가면놀이를 통해 그려집니다.”

 

안씨는 이 극에서 실제로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동성애가 아니라 절실한 그리움'이라며 이 극의 바탕에 깔린 정서를 공감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놀이로 보이는 현실 비판과 ‘피죽을 먹어도 줏대는 있어야 하는’ 광대의 자존심이 어떻게 그려질지 기대된다. 공연문의(063-275-1044, 281-2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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