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萬兩黃金容易得, 知心一人也難求.
만량황금용이득, 지심일인야난구.
만 냥의 황금을 구하기는 오히려 쉬워도 내 마음을 알아주는 진정한 친구는 한 사람 구하기도 어렵네.
조설근(曹雪芹)이 쓴 장편 소설인《홍루몽(紅樓夢)》제 57회에 나오는 말이다.
사람들은 흔히 돈벌기가 어렵다고 한탄하곤 하지만 사실 그 보다 훨씬 어려운 것은 사람을 얻는 일이다. 진정으로 나를 알아주는 지인, 그래서 평생을 함께 할 수 있는 친구를 얻는 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닌 것이다.
역사에 남은 몇 사람만 그러한 친구를 사귀었을 뿐 보통 사람들이 쉽게 꿈 꿀 수 있는 일이 결코 아니다. 어제의 친구가 오늘은 적이 되는 경우를 우리는 주변에서 너무나 많이 본다. 그러한 경우를 볼 대마다 마음 속에는 못 믿을 게 사람이라는 생각만 든다.
의리보다는 눈앞의 이익을 중시하는 이익사회일수록 사람에 대한 믿음은 더 적어진다. 돈 몇 푼 때문에 형제간이 멀어지고 사소한 이익을 챙기려다가 친구를 잃고 이웃을 잃는다. 결국은 옹졸한 욕심 때문에 진짜 가져야 할 것을 스스로 다 버리고 있는 것이다.
바야흐로 정치판에 '이합집산(離合集散)'이 시작되는 것 같다. 부끄러움 없이 진행되는 그 배반과 영합(迎合)의 장면들을 우리 자식들에게 어떻게 설명해 주어야 할지 모르겠다. 차라리 그처럼 기발하게 머리를 써서 배반을 합리화하는 방법들을 매일 보는 T.V를 통해 이 기회에 아예 가르치는 게 낫지 않을까? 아마 진작부터 우리 아이들은 그것을 익히 배우고 있을 것이다.
容:용납할 용 易:쉬울 이 也:어조사 야(여기서는 '역시'라는 의미로 쓰였다) 難:어려울 난 求:구할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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