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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생명] 섬진강 울린 '흙피리' 한태주군



오카리나는 찰흙이나 사기로 만든 비둘기 모양의 서양식 피리. 섬진강 문화축제에서 이 흙피리를 연주해 눈길을 모은 한태주군(16·경남 하동)은 오카리나라는 서양식 이름보다 유일하게 흙으로 만든 악기라며 흙피리라고 불러주기를 희망한다.

 

태주는 두 번째 섬진강 문화축제에서 자신이 직접 작곡을 한 ‘고구려의 벽화 수렵도’와 ‘바람’을 연주했다. 벽화 ‘수렵도’를 본 뒤 느낀 웅장한 기운을 담았고 ‘바람’은 바람이 불 때 들리는 여러 소리들을 테마로 흙피리로 흉내 내본 노래란다.

 

자연을 재료로 만들어진 오카리나처럼 태주군의 삶도 자연을 닮아있다. 비단 초롱한 눈망울이나 아무렇게나 뒤로 묶어 맨 긴 머리 때문만은 아니다.

 

학교를 다녔으면 중학교 3학년이었을 태주군은 “학교에서 받는 수업보다 집에서 음악 하는 것이 더 좋다”고 말했다.태주는 한문이나 영어는 부모님들과 함께 집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 물론 태주의 가장 큰 지원자는 부모님이다.

 

강가나 산에 올라 택견을 하거나 오카리나를 부는 것이 그의 주생활이 되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노래는 ‘지리산’‘생명의 강’‘아! 천지’‘물놀이’ 등 상당수. 모두 자신이 작곡을 했다. 악보를 먼저 그리기보다 대상에 대한 느낌을 생각하며 자주 불다보면 자연스럽게 음이 연결된다고 했다.

 

태주는 흙피리뿐 아니라 다른 악기를 더 배워 음역을 넓힐 계획이다. 그런후에 이어낼 소망은 따로 있다. 세계적인 흙피리연주가로 우뚝 서는 것. 그래서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흙피리의 힘차면서도 구슬프고 우아하면서도 소박한 이 매력적인 음악을 들려주는 것이다.

 

최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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