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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생명] 때묻지 않는 완주군 경천면 신흥계곡



5∼6월께 어쩌다 계곡 깊숙히 들어가면 사람들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 나비떼에 파묻혀 ‘호접몽(胡蝶夢)’을 꾸게 된다는 완주군 경천면 가천리 신흥(新興)계곡.


나비들의 천국으로 알려진 이 계곡에 대해 완주군이 ‘생태계보전지역’지정을 추진하고 있다.

각종 개발로 급격히 훼손되고 있는 자연생태계를 보전하기 위해 지정되는 생태계보전지역은 현재 전국적으로 12곳이며 도내에는 단 한곳도 없다.

수려한 경관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훼손이 덜한 곳으로 평가받는 이 계곡은 천연기념물 제 2백42호인 까막딱따구리와 3백23호 황조롱이, 3백24호 올빼미를 비롯, 다양한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는 생태계의 보고(寶庫)다.

지난 98년께 나비가 많아서 추진된 생태계보전지역 지정 계획은 이 계곡 등고선 2백25m이하 88ha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지난 2000년 신흥계곡에서 자연생태계 조사를 실시한 전북대 생물다양성연구소 이원구교수는 “원시림은 아니지만 도시에서 가까운 지역인데도 불구, 인간의 영향을 적게 받은 편”이라며 “현재로서도 생물상이 풍부한데다 천이의 극상단계를 회복하고 있는 상태여서 적극적으로 보전할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교수는 또 “5∼6월이면 나비 수천마리가 계곡을 가득 메워 인근주민들이 지겨워 할 정도다”면서 “개울과 숲이 나비 등 곤충서식에 가장 적합한 생태환경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또 식물로는 3월에 꽃을 피우는 우리나라 특산종 변산바람꽃과 참나무숲이 인상적이라는 게 이교수의 설명이다.

이교수팀의 조사결과 밝혀진 신흥계곡의 곤충류는 1백89종. 6월초에는 뿔나비가 군집을 형성하고 7월말께는 장수풍뎅이와 하늘소·넓적 사슴벌레·각종 나방이 계곡을 채운다.

이 계곡의 식물생태계는 인위적 영향을 벗어나서 천이의 극상단계를 회복하고 있는 상태이며 동물생태계는 양서류와 조류 및 곤충의 종류가 풍부하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신흥계곡이 앞으로 생태계보전지역으로 지정될 경우 자연환경보전법에 따라 야생 동·식물 포획및 채취행위와 건축·토지형질 변경 등 생태계 훼손행위가 엄격히 금지되며 필요할 경우 출입도 제한할 수 있다.

완주군 환경관리과 관계자는 “생태계 보전지역 지정을 위해서는 주민 의견수렴과 지원방법·관리기본계획 수립등의 절차가 필요하므로 시일이 걸릴 것”이라며 “교육 프로그램 운영과 생태 모니터링 등을 위해 자연학습관을 건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생태계 보전지역이란

생태계보전지역은 각종 개발사업으로 인해 훼손되고 있는 자연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해 환경부가 지정·관리하는 제도다.

자연환경보전법(제18조) 규정에 의한 생태계보전지역 지정 대상은 △자연상태가 원시성을 유지하고 있거나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지역 △지형 또는 지질이 특이한 지역 △멸종위기 또는 보호야생동·식물의 서식지 및 도래지 △다양한 생태계를 대표할 수 있는 지역 등이다.

현재까지 생태계보전지역으로 지정된 지역은 모두 12곳이며 면적은 총 102.042㎢.

지난 89년 3월 철새도래지인 낙동강하구가 최초로 지정된 후 지난해 12월 멸종위기동물 수달의 서식지로 드러난 전남 구례군 문척면 주변 섬진강 수달서식지가 12번째로 지정됐다.

또 최근에는 환경부가 댐건설을 놓고 논란을 빚었던 동강유역에 대해 생태계보전지역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중 환경부에서 관리하는 생태계보전지역은 낙동강하구와 지리산·대암산·우포늪·무제치늪·섬진강 수달서식지등 6개소이며 나머지 6개지역은 시·도지사가 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들어서는 보전지역 지정으로 인한 각종 행위제한과 재산권행사 제약을 우려한 지역주민들의 반발에 부딪혀 추가지정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따라 정부에서는 주민들에 대한 보상과 주민참여 및 지원사업을 전개하는 등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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