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요한 곳
일본 독립영화운동의 선두주자로 꼽히는 나가사키 슈니치감독의 HD영화 ‘고요한 곳’역시 모호하지만 결코 부정할 수 없는 폭력적인 세계를 그리고 있다.
‘불륜’과 ‘딸의 실종’이라는 상관관계가 없는 별개의 사건을 놓고 평범한 주부는 자신에게 들이닥친 우연한 불행과 재난이 ‘자신의 탐욕때문’이라는 막연한 불안에 휩싸이고, 관객들도 감독이 유도하는 크로테스크한 악몽에 빠져들게 된다.
◇ 병아리
이란영화 특유의 섬세하면서도 간결한 화면전개가 돋보인다.
자흐라는 너무 심심하다. 아빠 엄마가 맞벌이여서 언제나 혼자다. 하루종일 뭘하고 놀아야 할까. 어느날 자흐라는 새끼병아리 한마리를 사서 나는 법을 가르친다. 그래야 고양이한테 잡아먹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상은 온통 위험투성이. 병아리는 동네 오빠들의 짓궂은 장난때문에 다리가 부러지고 만다. 병아리의 다리를 치료해 줘야 하는데 도와 줄 사람은 아무도 없고, 이제 자흐라는 어떻게 해야 할까. 감독 자바드 아르다카니.
◇ 왕수선의 여름
시골 마을로 영화를 촬영하러 온 촬영팀과, 영화의 주인공을 맡고 싶지만 공보를 못한다는 이유로 우여곡절을 겪게 되는 12살짜리 꼬마 왕수선의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다.
‘북경 자전거’의 왕 샤오수오와이, ‘침묵의 강’의 닝 징우와 함께 북경영화학교를 수학한 리 지시안 감독의 독립영화. 지난해 만들어진 중국영화 중 가장 제작비가 낮은 영화로 손꼽히고 있다. (오전 11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
◇ 살로, 소돔의 120일
피에르 파올로 파졸리니의 1975년 작품. 마르퀴스 드 사드의 소설을 2차대전 중의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각색한 이 영화는 영화사상 가장 가학적인 작품으로 꼽히고 있다.
동성애와 항문애 등 변태 행위와 편집증이 화면에 여실히 드러나 충격을 배가시켜 파시즘에 대한 정치적 비판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마지막 장면에서 소년들을 살해하는 장면은 차마 눈을 뜨고 보기 힘들 정도.(오후 8시 시네21 1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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