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작가 김지연씨(53·전북사진동호인연합회 부회장)는 우리 농촌의 흥망성쇠와 함께 해온 정미소를 카메라에 담는 작가다.
지난 2년동안 발품을 팔며 도내 구석 구석을 돌아다닌 김씨가 전북의 정미소 97개소를 오롯이 담아낸 작품을 선보인다. 8일부터 14일까지 서울 갤러리 룩스에서 열리는 이 전시회는 본격적으로 사진을 공부한 이후의 첫 결실이다.
“정미소는 우리 농경문화와 궤를 함께 한다고 생각했어요. 한때는 풍요로웠고 자랑스러운 터전이었지만 요즘은 근대화에 치여 점점 사라지고 있지요. 정미소가 지니고 있는 살갑고 포근한 우리 농촌문화를 보존하고 아끼고 싶은 마음을 담았습니다.”
자신의 작업을 점점 사라지고 있는 정미소를 기록, 농경문화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과정이라고 설명한 그는 “친구집이자 정미소에서 놀던 어릴적 기억이 이번 작업의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쓰러져 가기 직전의 방앗간, 누더기처럼 기워진 함석을 쓰고 있는 정미소, 허드레 창고로 변한 모습, 운명을 다한 정미소와 고락을 함께 한 낡은 경운기 등 그의 작품은 어쩌면 다시 보지 못할 정미소의 정취를 영원히 간직하게 해준다.
“작업하는 동안 정미소가 사라지거나 주인이 찍지말라고 화를 낼 때에는 마음이 아팠습니다. 사진의 본질은 아름다움에 있는 것이 아니라 기록에 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는 올 여름 정미소에서 사진전을 열어 공간의 의미를 확대해볼 생각이다.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