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게 밝게 새롭게 출발, 이 땅의 역사를 바로 세우고 누구나 신명나게 어우러지는 춤추는 박물관’.
오는 24일오후 개관식을 갖는 전주역사박물관(관장 우윤)의 운영 기조다.
전주의 근현대사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이 박물관은 지난해 9월 전주시로부터 수탁단체로 선정된 (사)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이사장 한승헌)가 꾸려낸 시민 문화공간이다.
왜곡된 역사를 바로 세우고 잊혀지고 묻혀진 역사를 발굴한다는 목표를 세워놓은 이 박물관은 유물만 전시해 놓은 채 근엄하게 기다리는 전시장이 아니라 누구나 다가와서 느껴볼 수 있는 ‘역사의 열린공간’을 지향하고 있다.
또 전주의 전통성과 정체성을 담아내는 다양한 사회교육 프로그램을 개발, 제공함으로써 지역주민의 역사·문화의식을 일깨우는 데도 한몫을 단단히 해낼 계획.
다양한 문화공연을 수용, 청소년 문화휴식공간으로서의 역할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것이 운영팀의 생각이다. 유물발굴과 보존·전시가 운영의 근간을 이루는 기존 박물관과는 차별화 된 전략이다.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 국립전주박물관을 마주보고 있는 역사박물관은 지하 1층, 지상 3층규모로 2개의 상설전시실과 특별전시실·기획전시실·강연장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개관을 앞둔 현재 확보된 유물은 모두 6천8백65점.
김철순씨와 문치상·소순열씨 등 개인이 기증한 유물 및 자료 1천1백60여점이 포함됐고 나머지는 각지를 돌며 구입한 것들이다.
24일 개관식에 이어 25일에는 ‘동학농민혁명과 전주’를 주제로 학술대회와 동학농민군 전주입성 1백8주년과 동학농민혁명기녑사업회 창립 10주년 기념식을 함께 갖는다. 또 26일 오전에는 전주시후백제문화사업회가 주최하는 제3차 국제학술대회도 열린다.
개관에 맞춰 올 사업계획안도 이미 짜놓았다.
다음달 월드컵이 열리는 기간에는 기념행사를 마련하고 7월에는 유물기증자와 유치원교사, 초·중·고등학교 교사 및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유물설명회를 개최한다.
7월말에는 박물관 여름학교를 열어 역사문화 체험기회를 제공하고 10월 이후에는 역사기행과 역사교실을 개최하는 등 역사 대중화의 의욕적인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 인터뷰 / 우윤 전주역사박물관장
“역사·문화의 춤판을 벌여 신명나는 역사체험의 장을 만들어 갈 생각입니다”
24일 개관을 앞두고 막바지 준비에 여념이 없는 전주역사박물관 우 윤 관장(禹 潤·47).
그는 ‘젊게, 밝게, 새롭게’라는 기치를 내건 박물관이 역사 바로세우기를 통해 예향 전주의 가능성을 극대화시킬 수 있다고 확신한다. 살아 숨쉬는 박물관으로서 시민들이 서로 어울려 어깨를 들썩일 수 있는 역사·문화의 놀이판을 만들겠다는 그의 계획도 이같은 소신과 맥락을 같이한다.
“근·현대 동학농민혁명을 비롯한 항일의 역사와 함께 전주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열린 문화공간”이라고 역사박물관을 소개한 그는 “전주시민과 도민들에게 역사와 문화·교육분야 서비스 공간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관장은 박물관 운영전략과 관련, 관람객이 직접 참여하는 체험의 장으로서의 기능과 함께 학술 연구및 교육·문화휴식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꼽았다.
역사대중화 운동에 앞장서 온 역사학자로서 역사문제연구소 연구위원을 역임한 그는 동학농민혁명에 대한 연구작업을 시작하면서 전주와 각별한 연을 맺었다.
◆ 역사박물관 개관 첫 기획전
전주역사박물관은 전주 1백년을 되돌아보는 첫 기획전으로 교육분야를 택했다.
‘전주 1백년관’이라고 이름 붙여진 기획전시실에서 24일부터 11월24일까지 6개월동안 열리는 ‘전주의 근대교육 - 학교’전에서는 1897년 전라북도 공립소학교(현 전주초등학교)개교때부터 현재까지의 전주지역 교육사를 직접 보고 느껴볼 수 있다.
주로 일제시대 학교와 관련된 사진자료와 개인이 소장해 온 졸업장·교과서·학생잡지류·교복등이 전시된다.
특히 전시실내에 풍금과 반공포스터·조개탄 난로가 놓여진 1970년대 추억속의 교실을 그대로 재현, 한달에 한번정도 수업을 진행하고 시민들의 참가신청을 받아 실제 동창회와 반창회도 열 계획이다.
이와함께 민화전시실에서는 김철순씨가 기증한 민화 3백19점중 우선 35점을 선정, ‘우리 마음의 노래전’을 마련한다. 작가의 권위적인 작품세계가 아닌 민중이라는 이름으로 대표되는 민화를 통해 순수하고 소박한 우리 마음의 노래를 들려준다는 취지.
그윽한 산수와 공간을 메운 여백의 미를 감상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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