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본과 말단
禮樂爲本이요, 刑政爲末이라.
예악위본이요, 형정위말이라
예(禮)와 악(樂)은 근본이고 형벌과 정치는 말단이다.
송나라 사람 소철(蘇轍:소동파의 동생)이 쓴 〈하남부진사책문(河南府進士策問)〉이라는 글에 나오는 말이다.
매일 아침 신문에 흉악하거나 음란한 범죄에 관한 기사가 실리지 않는 날이 없다. 게이트도 많고 모함, 협박, 사기도 많고 심지어 살인 사건도 사흘에 한 번 씩은 터지는 것 같다. 학생들이 패싸움을 하고 어린아이들이 치정에 얽힌 다툼을 벌이며 청소년들이 마약을 한다.
한심한 일이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한심해 할 일도 아니다. 당연한 귀결이기 때문이다. 중·고등학생은 물론 유치원이나 초등학생들도 아름다운 동요나 가곡은 내팽개치고 빠른 템포의 음란한 노래에 빠져 있고 성인 오락, 성인 영화라는 이름아래 각종 음란물과 폭력물들이 난무하고 있으니 그 속에서 사는 사람이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 게 오히려 신기할 정도다.
어떻게 해야 할까? 법을 강화해서 범죄를 다스린다고 해서 사회가 깨끗해지지는 않는다. 바닥에 깔려 있는 문화가 깨끗해져야 한다. 문화란 다름이 아니라 '예(禮)'와 '악(樂)'이다. 우리 사회를 맑게 하기 위해서는 우선 노래부터 맑게 할 필요가 있다.
어린이들은 동요를 부르게 하고 청소년들은 가곡을 부르게 하며 어른들은 애를 키우는 어른답게 애들 무서운 줄 알고서 어른의 욕구를 절제해야 한다. 예와 악은 근본이고 형벌과 정치는 말단이니 세상을 맑게 하기 위해서는 문화를 맑게 하는 노력을 먼저 해야 한다.
禮:예절 예 樂:음악 악 刑:형벌 형 政:정치 정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