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추(麥秋: 보리 가을)
暑雨避麥秋하고, 溫風送蠶老라.
서우피맥추하고, 온풍송잠로라.
더운 비는 보리 가을을 피하고(보리가을이 지나기를 기다리고 있고), 훈훈한 바람은 누에치는 노인에게 불어오네.
소동파의 〈음주(飮酒)〉시에 나오는 구절이다.
음력 4월을 '맥추(麥秋)'라고 한다. 가을은 모든 곡식이 여무는 계절을 이름인데 음력 4월은 비록 여름이기는 하지만 보리가 익어 가는 철이기 때문에 그렇게 부르는 것이다. 지금 들판에는 보리가 한창 여물어 가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낮은 한 여름처럼 햇살이 따가운데 아침과 저녁으로는 마치 가을날처럼 쌀랑쌀랑하다. 모든 곡식이 여물기 위해서는 이처럼 약간의 추위 즉 가을 기운이 있어야 한다. 사람도 마찬가지리라. 야무지게 여물기 위해서는 적절한 시련이 있어야 할 것이다.
며칠 전에 성년의 날을 맞았다. 우리의 젊은이들은 성년으로 여물기 위해서 어떤 추위와 어려움을 겪었는지 모르겠다. 성년의 날이라고 해서 선배가 후배에게 꽃을 선물하고 해질 녘에는 친구들끼리 모여서 물세례를 주고받고 심지어는 밀가루를 뒤집어씌우는 '의식(?)'을 행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그게 성년으로서 여물기 위한 의식일까? 정말 바꾸어야 할 문화이다. 그런데 왜들 이렇게 방관만 하고 있을 뿐 누구 하나 나서서 바꾸어 볼 생각을 하지 않는지 모르겠다. 다양화의 시대이니 만큼 어떠한 현상도 그저 다 두고보자는 심사일까?
이 '맥추'에 우리 청년들도 보리가 익는 만큼 알차게 성숙해 갔으면 좋겠다. 어른들이 먼저 철들어야 애들도 철이 들텐데.... 누에치는 노인의 모습은 이제는 아예 볼 수조차 없게 되었다. 아이도 옛 아이가 그립고 노인도 옛 노인이 그리운 건 나만의 감정일까?
暑:더울 서 避:피할 피 麥:보리 맥 蠶:누에 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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