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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전주가 세계로, 세계가 전주로

 

 

월드컵 휘슬이 울렸다. 온 세계의 눈과 귀가 한국에 쏠리고 있다. 지구촌이 4년을 기다린 월드컵을 우리는 6년을 준비했다. 스위스 쮜리히에서 한국과 일본의 공동개최로 결정된 것이 1996년 5월31일. 그 순간부터 우리의 월드컵은 사실상 이미 시작됐다.

 

우리는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이번까지 포함 5회 연속 월드컵 본선 출전 기록을 갖고 있다. 우리는 아시아 최초로 지구촌 최대 축제인 월드컵 대회를 치른다. 21세기 들어 맞는 첫 대회에 최대 규모라는 역사성까지 담겼다. 우리가 월드컵에 거는 기대와 자부심이 클 수 밖에 없는 이유들이다.

 

실제 우리는 정성과 열정을 다해 월드컵을 준비했다. 국내 10개 경기장 모두를 새로 만드는 것에서부터 경기장으로 통하는 도로 정비, 환경정비 등의 하드웨어를 구축하는 데 국한되지 않는다. 질서·친절·청결 운동이 범국민적운동으로 번져 선진국 수준으로 국민의식을 업그레이드시키려는 노력이 뒤따랐다.

 

전세계인들의 찬사와 환호속에 멋진 개막식도 치렀다. 성급할 지 몰라도 한달 동안 진행될 대회의 성공을 우리는 자신한다. 지난 6년간 우리가 흘린 값진 땀을 믿기 때문이다.

 

◇전주월드컵은 문화월드컵

 

전주는 월드컵 10개 도시중 제주도 서귀포를 제외하고 인구 수나 경제력 등 하드웨어 측면에서 가장 열세에 있는 도시다. 그럼에도 이번 월드컵이 성공의 길로 통하는 데 전주가 갖는 위치는 어느 개최 도시 못지 않게 중요하다. 월드컵 개최도시중 가장 한국적 도시라는 평가를 받는 곳이 전주라고 자부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문화 월드컵을 표방할 만큼 전북과 전주의 자랑은 풍부한 전통문화유산에 있다. 한옥지구가 잘 보존되는 등 도시 자체의 외형적 모습에서만 전주가 가장 한국적인 도시로 평가받는 게 아니다. 그보다는 전주와 전북 곳곳에 살아숨쉬는 전통문화가 있어서다.

 

전주를 중심으로 한 전북은 한국음악의 대표적 장르인 판소리의 메카이며, 한국 음식을 대표하는 국내 음식문화의 본고장이다. 프랑스혁명에 버금가는 민중운동으로 평가받는 동학농민혁명의 발상지이며,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고창고인돌, 국내 가장 오래된 석탑인 익산미륵사지석탑, 발달된 농경문화를 보여주는 국내 최초의 저수지 김제 벽골제 등 전북의 문화유산은 찬란하다.

 

전주경기를 통해 한국의 문화와 한국의 전통을 세계에 알릴 수 있다는 자부심과 사명감이 우리에게 있다. 

 

◇월드컵으로 전주가 다시 한번 웅비한다

 

1회성 행사를 위해 경기장 건설에만 1천억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한 것이 무모했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경기장 유지를 위해 매년 소요될 예산 부담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눈에 보이는 계산만 한다면 월드컵 경기유치가 우리에게 큰 짐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1세기에 한 번 유치할 수 있을까 말까 한 이만한 세계적 축제를 언제 또 우리가 유치할 수 있을 것인가. 이만한 축제가 아니라면 어느 시정에 이렇게 멋지고 아름다운 경기장을 가질 수 있을까.

 

월드컵 기간 4백억명 정도의 시선을 붙잡아 전주를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이같은 절호의 기회를 어떻게 맞을 수 있을 것인가. 우리 손으로 지구촌 축제를 멋지게 치르고, 글로벌시대에 어깨를 나란히 했다는 사실은 시대를 넘어 후손들에게도 큰 자랑이 될 것이다. 

 

그러나 월드컵은 기성복이 아닌 맞춤복이다. 월드컵 성공을 위한 그동안의 준비는 그야말로 하드웨어일 뿐이다. 내용물을 채워가는 것은 이제부터다. 월드컵 준비 과정 못지 않은 우리의 노력과 땀이 요구되고 있다. 작은 친절, 작은 미소 하나가 외국인들을 감동시킬 수 있고, 전주의 이미지를 세계에 높이는 길이 될 수 있다.

 

우리 모두는 월드컵의 주인이다. 주인으로서 초대한 손님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배려하고, 한사람 한사람이 관광가이드·투자유치자가 될 때 ‘월드컵 성공’이라는 글자와 또렷이 만날 수 있을 것이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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