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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칼럼] 월드컵·정치·여성

 지난 85년 UN이 주최하는 제 3차 여성회의가 케냐의 나이로비에서 있을 때 였다.

나이로비 대학 캠퍼스 잔디밭에서 전통한복을 차려입은 한국 대표들이  '88올림픽 로고가 새겨진 스카프와 뱃지를 책상 위에 놓고 판매하고 있었다. '88 서울 올림픽 홍보를 위해서였다.

회의 참가자들은 스카프나 뱃지 보다는 우리의 한복에 더 관심을 가지고 “Korea가 어디 있냐 - South korea냐, North korea냐”를 묻는 것이 예사였다. 물론 국가대표회의에 북한대표들(수석대표: 여연구씨)도 참석하고 있었다.

월드컵 한국 도약의 계기

그 뒤 전국민이 화합을 이룬 가운데 '88올림픽을 멋지게 치르고 북유럽 출장을 갔었다. 노르웨이 오슬로의 어느 작은 음식점에 들렀을 때의 얘기다. 식탁의 냅킨에 "88서울 올림픽"이라고 새겨진 글자를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던 적이 있었다. ‘88 서울 올림픽이야 말로 한국이 모든 면에서 한 단계 상승했던 계기가 아니었나 싶었다.

이제, 공 하나의 움직임에 지구촌 60억 인구가 열광하는 ‘2002 FIFA World cup Korea-Japan’막이 올랐다. 이번 월드컵에서 우리가 16강에 진입한다면 한반도는 용광로 속이 될 것임에 틀림없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또 한번 정금같이 빛나는 도약을 할 것이다. 평화와 화합의 월드컵을 위해, 문화월드컵으로 치르기 위해 온 국민이 마음을 한데 모으고 있다. 자원봉사자들 또한 사상 처음으로 국가별 응원단이 조직되어 열심을 다하고 있다.

또 우리의 "붉은 악마" 라는 이름의 응원단은 어떤가? 그런데 이 7만5천명 정도에 이르는 붉은 악마 가운데 많은 수가 여성이다. 공교롭게도 6·13 지방자치체 선거와 병행 실시하게 되어 우리의 정치 의식이 세계에 공개되는 계기가 될 듯 싶다. 공정하면서도 최선을 다하는 스포츠 정신과 단합의 정신을 전 세계에 유감없이 보여줌과 동시에 풀뿌리 민주정치를 제대로 실현해나가는 모습을 전 세계에 보여줄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운동기간 중에는 최선을 다하되 자기 홍보와 정책의 비전을 제시하면 되지 않을까? 그러나 현실은 어떠한가? 상대방의 잘못을 파헤치고 흠을 잡아 공개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는 것 같다. 해치는 선거, 해치는 정치를 하는 게 아닌가 우려가 된다. 스포츠로 온국민이 한 덩어리가 돼 있는데도 그 틈을 비집고 들어가 파헤치는 정치, 국민을 편 가르는 정치, 남성들 독무대인 정치로 되어가는 것, 이것이 오늘날 우리의 현실이 아닌가 싶다.

상처를 치유해 주고 사랑과 덕으로, 은혜로 다스리는 정치. 이는 남성의 힘만으로는 되지 않는다.

세익스피어는 “세계는 무대요, 인간은 배우“라고 했다. 이제 정치무대에도 여성이 적절하게 어우러져 배우와 관객의 호흡이 일치되는 멋진 드라마를  6·13선거에서 연출해 냈으면 한다.

그래야 이 나라가 살고 비전이 있다고 본다. 그간 남성들이 제도를 만들고 운영하고 여성들의 목청을 잠재우기 위해 마지못해 여성에게 인심을 쓰듯 한자리씩 공천 주고 자리 주는 식으로 돼 왔다. 이런 국가 운영은 경쟁력을 기를 수가 없을 것이며, 지구상에 살아 남기 어려울 것이다.

여성과 남성이 각 분야에서 동등하게 참여할 때만이 소외되거나 억눌린 사람이 없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여성이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희망이 보인다.

남성과 동등한 정치참여를

21세기 지식 정보화 시대를 맞아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여성을 참여시키는 것이 이 나라가 사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미래학자 죤 나이스비크는 여성이 세상을 이끌어가는 woman leader시대를 예고했다. 격변기를 어떻게 대처해나가야 하는가라는 질문에는 여성을 활용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적절한 처방이라고 생각한다.

강한 전북, 강한 한국을 만드는 그 중심에는 월드컵과 정치 그리고 여성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를 위해 온국민이 지혜를 모아야 한다.

 

김원장 약력

 

 

○ 전북대학교 법대. 이화대학교 교육대학원 졸업(교육학 석사)

○ 전북도청. 전주시청 부녀아동과장

○ 보건복지부 계장. 과장. 가정복지 심의관 관리관으로 명예퇴임.

○ 전북 대학교 초빙교수. 성산효도대학원 대학교 아동복지과 주임 교수

○ UN주최 여성회의 3회(코펜하겐, 나이로비, 북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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