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老馬之智를 可用也"라하고 乃放老馬而隨之하여 遂得道行하더라.
"노마지지를 가용야"라하고 내방노마이수지하여 수득도행하더라.
"늙은 말의 지혜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하면서 늙은 말을 풀어 준 다음 그 말을 따라가니 마침내 잃었던 길을 다시 찾아 갈 수 있게 되었다.
《한비자(韓非子)》〈설림(說林)〉상권에 나오는 말이다. 제나라 환공(桓公)을 모시고 전쟁터에 나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산 속에서 길을 잃은 관중(管仲)은 이처럼 늙은 말의 지혜를 이용하여 길을 찾을 수 있었다.
늙고 힘이 없다는 이유로 전쟁터에서는 푸대접을 받던 늙은 말이 잃어버린 길을 찾는데 결정적인 공을 세울 줄을 누가 알았겠는가? 늙은 말도 이처럼 공을 세웠는데 하물며 사람에 있어 서랴! 노인은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있고 그 경험을 통해 체득한 지혜가 있다. 노인의 지혜를 홀시 해서는 안 된다.
그런데 지금은 온통 컴퓨터를 잘 다루는 젊은이 세상이 되어 노인은 아예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무능력자' 취급을 받고 있다. 만약 우리 젊은이들에게서 컴퓨터를 비롯한 현대 문명의 이기를 빼앗아버리고서 단 며칠만이라도 자연 속에서 살게 한다면 과연 우리 젊은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을까?
자연에 널려 있는 먹거리를 두고서도 아무 것도 할 줄 몰라 결국은 죽고 말 것이다. 우리 젊은이들은 지금 자연 속의 인간으로서는 거의 무능력자임을 알아야 한다. 그러나 노인들은 자연 속에서 삶을 지탱하는 지혜가 있다. 그러니 누가 누구를 무능력자라고 무시할 수 있겠는가?
젊은이들이여! 노인의 지혜 앞에서 그대는 아직 어린애임을 깨달아야만 인생을 보다 진지한 맛이 나게 살 수 있을 것이다.
智:지혜 지 放:풀어놓을 방 隨:따를 수 遂:드디어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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