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통 월드컵 얘기뿐이다. 직장 학교 가정 할 것 없이 ‘대∼한민국’ ‘오! 필승 코리아’이다. 처음에는 불가능해 보였던 일들이 한뜻이 되어 노력하고 지원하면 이룩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일깨워 주고 있다.
이번 월드컵에 관한 한 한국팀의 운이 상승작용을 일으키면서 16강 이상에 대한 기대, 몇년전만 해도 암울해 보였던 전북의 관광이 주가를 서서히 올리고 있다.
이번 월드컵은 출전국 사이에 만만한 팀이 없을 정도로 파란의 광풍에 휩쓸려 있다.
우리 선수들의멋진 경기도 감동적이었지만, 그 무엇보다도 감동적이었던 것은 자신들이 앉았던 자리를,자신들이 만든 쓰레기든 아니든 솔선수범해서 치우던 사람들의 모습이었다.
전주 첫 경기가 열린 지난 7일, 지역전통문화의 세계화 가능성및 시민들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참여의식은 자신감에 사로잡힌 잠재의식의 표출이었다. 시민들은 ‘숨은 열정’을 폭발했다.
입장객들은 마치 예행 연습이라도 한 것처럼 질서있게 움직였다.입장할때 검색을 편리하게 받기 위해 소지품을 최대한으로 줄이고 반입해서는 안될 물품에 대해서도 이미 알고 있었다. 입장과 검색과정에서도 대회관계자들의 안내에 따라 순조롭게 진행되었다.짜증을 내거나 얼굴 찌푸리는 사람도 별로 없었다.
불미스런 일 없이 축제만끽
여기에는 대회 관계자들의 철저한 준비, 뛰어난 시설, 대표팀의 선전 등도 함몫했지만 무엇보다 자발적인 참여와 양보를 아끼지 않은 시민정신이 절대적이었다.
95%를 넘어선 차량 2부제 참여, 경기장 안팎의 정연한 질서의식, 인정많은 참모습에 푹 빠지게 하는 홈스테이, 몸을 사리지 않는 자원봉사. 이같은 노력과 동참이 있었기 때문에 ‘원더풀 코리아’가 있는 것이다.
물론 폴란드와 첫승을 거두던 날도 대형멀티비전이 설치된 객사앞과 덕진공원에 2만여명의 응원인파가 몰렸으나 밤새도록 사소한 사고 한 건도 보고되지 않았다.
어느 누구도 그들에게 질서를 지키라고 지시하지 않았고, 자리에 앉거나 일어서라고 하지도 않았다.
밤늦게까지 계속된 ‘축하 향연’에 불미스런 일을 찾아보기는 힘들었다. 시민들은 승리의 기쁨을 만끽한뒤 차분히 귀가했다.
솔선수범하는 모습 인상적
시민들은 국가적인 축제에 참가한 시민으로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스스로 알고 있었고, 그렇게 행동으로 보여 주었다.
이러한 시민정신은 당장 우리에게 현실적으로 이익을 가져다주는 것이 아닐지 모른다. 그러나 입소문과 언론보도를 통해 우리 고장의 이미지가 세계인의 가슴에 자리잡게 될 것임이 자명하다.
우리는 이번 대회를 위해 4년동안을 휴일없이 구슬땀흘려 준비해 왔다. 전주 진북고 연주단은 월드컵 16강및 성공적인 대회를 위해 4박5일 일저으로 행진곡을 2002번 연주한 이벤트를 가졌다.
전주는 지금 바야흐로 ‘축제의 물결’로 파도치고 있다.
월드컵 개막과 함께 전주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각종 문화축전이 경기장과 도심등 전주시 일원에서 다채롭게 펼쳐지고 있다.
스페인과 파라과이의 예선전이 치러지는 7일 전날 ‘월드컵 대동 한마당’에 이어 전주풍남제가와 전주종이문화축제가 경기전 일대에서 열린다.
이밖에 종합경기장에 전주플라자가 개장되고 다가·중앙동 일부 거리를 차이나타운이 본격 선포됐다. 전주플라자에는 놀이마당, IT체험관,, 특산품 홍보관, 민속체험관 이벤트 마당을 갖춰 다양한 공연과 놀이 전시 이벤트가 이어진다.
중국 소주시의 자재와 기술진으로 지어진 누각(패루)에서 시작되는 중국의 거리엔 붉은 등이 내걸리고 중국풍 축제들이 진행되고 있다.
기와집 8백여채가 옹기종기 모여 있는 교동 한옥촌의 전통미가 물씬 풍기고 있다.
월드컵을 빛내는, 월드컵을 만드는 ‘월드컵 정신’. 그것은 아마 경기장에서의 승리뿐 아니라 질서의식의 선진화 과시가 아닌가 싶다. 전주는 월드컵을 통해 또 변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최동성(본보 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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