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간 세계를 물들인 전주의 문화예술 향기’
2002한일월드컵 전주경기에 맞춰 전주종합경기장 주변에서 열린 전주플라자가 17일 막을 내렸다.
전주월드컵문화행사집행위(위원장 문치상)가 ‘손 내미는 전통, 미소짓는 미래’를 주제로 5일부터 17일까지 13일동안 이어낸 전주플라자는 전통과 현대, 그리고 첨단이 어우러진 전주의 문화예술을 세계에 알렸고 월드컵을 문화축제로 승화하는데 손색이 없었다.
비록 월드컵과 함께 한 일회성 행사였지만 전주를 비롯한 전북의 문화예술인들이 총출동, 매일 3∼4개의 공연을 이어내는 등 지역문화역량을 결집하는 계기가 되었다.
세계와 함께 한 전주
공연무대와 놀이마당, 전시마당, 이벤트마당에서 벌어진 흥겨운 무대와 전시, 체험은 전주를 찾은 외국인들에게 신명난 무대를 선사했다.
전주에서 경기를 펼쳤던 스페인과 파라과이, 미국 등에서 온 관광객들은 물론 일본과 중국인들도 전주플라자를 찾아 전주의 문화예술에 흠뻑 젖어들었고 특히 임실필봉농악 등 농악과 사물놀이가 어우러진 놀이마당에서는 외국인들이 공연단과 하나되는 자리를 연출하기도 했다.
전주의 문화예술을 세계에 알린 것은 물론 세계의 민속예술을 전주에 소개하는 전령사역할도 했다. 이탈리아, 중국, 포르투갈, 인도네시아, 남아공 등 각국의 민속예술단이 6일부터 10일까지 각국 고유의 민속공연을 선보였고 거리퍼레이드도 참여, 전주시민들과 축구팬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지역 문화예술인 ‘하나로’
전주플라자가 주목받은 이유는 지역 문화예술인들이 하나로 뭉쳐 전주문화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미래를 보여준 것에 있다. 지역문화의 역량이 결집돼 신나는 무대를 만들어낸 셈이다.
지역 연주자들이 국악을 비롯해 포크와 재즈, 락을 하나로 묶은 놀이마당, 그리고 농악과 사물놀이를 이어낸 풍놀 한마당 등 각 장르별로 다양한 공연을 하나에서 열까지 모두 마련했다는 것.
특히 예향으로 불리우면서도 각종 지원이 일부 장르에만 집중되어온 전북지역 음악환경에서 자신만의 색깔있는 음악을 오롯이 지켜온 언더그라운드 음악인들을 새롭게 발굴하는 계기도 마련했다. 포크가수부터 락그룹, 빅밴드 등 젊음과 추억을 코드로 간직한 지역 음악인들이 신선함을 던져줬다.
공연 뿐아니라 전시에서 판화가협회의 ‘전주실경전’과 체험코너에 마련된 부채만들기 등 공예공방도 지역예술인들의 참여를 극대화했다.
또 지역문화인력 양성이라는 부수효과도 누렸다. 스탭으로 참여한 50여명은 전주플라자 현장 경험을 통해 문화행사를 기획하고 진행하는 노하우를 축적했다.
플라자 무대, 다 채우지 못한 아쉬움
전주 플라자를 구성한 무대는 공연무대와 놀이마당 전시마당 IT체험관 특산품홍보관 민속체험장 등이다. 이중 공연무대와 놀이마당 등은 관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지만 IT체험관과 특산품홍보관 등은 아쉬움이 많다.
IT체험관은 전북 IT산업의 발전된 모습을 보여준다는 야심찬 계획으로 출발했지만 단순히 도내 IT업체들을 나열하는 식에 그쳐, 관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지 못했다.
전북의 특산품을 전시하고 판매했던 특산품홍보관도 전주비빔밥 체험코너를 제외하고는 ‘월드컵 특수’를 누리지 못해 다소 씁쓸함을 남겼다.
하루 서너차례 이어진 공연은 지역문화예술인들의 역량을 표출하고 창작열기를 북돋우는 기대이상의 효과를 낳았지만 ‘작은 소리축제’라 할만큼 장르가 한정되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전주플라자만의 색깔과 특징을 드러내기 위해서는 더 폭넓은 문화적 발견이 필요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또한 한꺼번에 너무 많은 문화행사가 펼쳐져 관객들이 분산되는 등 집중력이 떨어지는 프로그램 운용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임용묵·최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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