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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패자로 묻힌 이들의 꿈과 절망

 

 

- 신정일 ‘한국사, 그 변혁을 꿈꾼 사람들’(이학사)

 

동학 농민운동 3대 지도자 중 한 사람인 김개남장군. 새 시대를 열고자 온몸을 바친 혁명가이자 변혁을 꿈꾼 사람이지만 ‘그의 가족들은 도강 김씨 족보에서도 지워지고 성마저 박씨로 바꾼 채’ 어렵게 살아남았다. 한 맺힌 세월이 백년 넘게 흐른 뒤에야 그가 쓰러진 서문교회(전주시 다가동) 옆 서교장터에는 ‘김개남의 길’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새로운 백제를 건국했던 일세의 풍운아 견훤, 조선 건국을 주도했던 비운의 혁명가 정도전, 대동세상을 열고자 했던 정여립, 서자출신으로 혁명을 꿈꾼 반항아 허균, 민란을 일으킨 천민 망이·망소이와 만적, 민족에게 이상향을 제시한 종교사 상가 증산 강일순, 유배지에서 실학을 집대성한 정약용….

 

지배 이데올로기에 맞서 새로운 이념과 사상, 행동으로 시대를 앞서간 사람들. 그러나 대부분 역적으로 몰려 비극적인 최후를 맞거나 비껴진 역사의 기록으로 남았다.

 

황토현문화연구소 신정일소장이 쓴 ‘한국사, 그 변혁을 꿈꾼 사람들’은 역적이나 패자로 묻혀 버린 11명의 삶과 의식을 재조명한다. 역사의 무대를 현장답사하며 기록한 삶의 궤적과 자료 등을 엮어 시대의 모순을 깨닫고 그 시대를 뛰어넘고자 처절하게 몸부림 친, 그러나 결국 역사의 변두리로 밀려나거나 잊혀진 선각자들의 삶과 역사를 담고 있다.

 

저자 변혁을 꿈꾸는 편치 않은 세월을 견뎌온 탓에 되새긴 역사에는 더욱 절절함이 묻어난다. 지역 문화와 묻혀진 역사 발굴에 힘써온 저자는 “오랜 세월 구천을 떠돌고 있는 모든 역신들의 삶의 궤적들을 다시금 이 땅에서 새롭게 조명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주류에 대한 기록만이 남기 마련인 이 땅의 역사서술에서 혹여 억울한 누명이 있다면 이를 되짚어보자는 것. “결국 우리가 꿈꿔야 하는 세상이 어떤 것인지 확인해 봐야 한다”는 저자가 역사를 재조명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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