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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심을 지닌 땅! 새로운 "혼불"로 피어오르다

 

 

‘거기 가시거든 향물 쑥물로 잘허고 오셨다고
진 세상의 입든 옷은 저녁 보신 낭구에 걸고
염불로 질 닦을 테니 마른 옷 입고 오셨다고
부디 들어 보고 극락 세계로 잘 가시오 그려’

 

대서사 음악극 ‘혼불’은 청암부인의 넋을 위로하는 ‘상여소리’와 ‘초혼가’로 끝을 맺는다. ‘바위를 뚫어 글씨를 새기는 마음’을 혼불에 심다 절명한 故 최명희씨의 혼과 작가정신을 기리는 마음을 담아낸 것 처럼.

 

故 최명희의 장편소설 ‘혼불’속에 담긴 긴 세월과 방대한 이야기가 대서사음악극으로 태어난다.

 

2002한일월드컵 전주개최를 기념하는 ‘다이나믹코리아 전주문화축전 2002’의 특별기획, 대사서 음악극 ‘혼불’. 22일 오후 7시30분과 23일 오후 3시·7시30분, 24일 오후 7시 30분 등 모두 네차례에 걸쳐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초연된다.

 

우리 민족의 시련과 애환을 가장 토속적이고 아름다운 언어로 표현한 원작 ‘혼불’을 다른 장르로 창작한 작품이다. 생전 ‘혼불을 사랑하시는 많을 분들을 위해 흥겨운 잔칫상을 준비’하고 싶었던 고인의 소망을 고인의 고향, 전주에서 이루어낸 셈이다.

 

혼불의 향기를 나눌 잔치상은 전주시립예술단과 지역 문화예술인들의 열정으로 차려졌다.

 

심인택 총감독(우석대 교수)을 중심으로 소설가 이병천(전주MBC PD)·최기우(전북일보 기자)씨가 대본을 썼고 지성호 교수(전북대)가 작곡했다. 또 박희태 교수(우석대)가 연출을, 시립합창단을 이끌고 있는 구천씨가 합창지도, 장인숙 교수(전북대)가 안무를 맡아 음악극의 완성도를 높였다.

 

여기에 전주시립국악단과 극단, 합창단을 비롯해 장인숙 널마루 무용단, 소리꾼 등 모두 1백80여명에 달하는 출연진이 3월부터 개별연습을 해왔고 지난주부터는 모악당에서 실제 공연이나 다름없는 총연습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있다.

 

“창극과 연극, 춤, 합창 등 모두 장르가 어우러진 종합예술입니다. 보통 생각하는 음악극보다 스케일이 더 클겁니다. 대본부터 작곡, 출연자까지 모두가 한마음으로 뭉친 만큼 좋은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겁니다.”

 

혼불을 전북을 대표하는 음악으로 만들 수 있다는 감동이 오히려 부담으로 짓눌렸다는 심인택 총감독은 2시간 40분동안 지속되는 공연이지만 지루하지 않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제작진은 물론 전주시는 짧은 시간이지만 2억원의 예산을 들여 만든 작품인 만큼 1회성 공연에 그치지 않고 각 장르별로 완성도를 높이고 계획이다. 가곡으로, 판소리로, 합창으로, 무용으로, 창극으로 각각의 ‘혼불’을 무대에 올리며 예술적 완성도를 높여나가겠다는 전략이다.

 

‘꽃심을 지닌 땅’ 전주에서 원작 ‘혼불’이 새로운 예술, 새로운 혼불로 피어오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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